[수도권]“구닥다리 경찰서 건물 옮기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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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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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왕십리 민자역사 완공후 “역 앞 성동서 떠나야” 민원 봇물

패션 쇼핑몰, 영화관, 골프장 등이 들어선 왕십리역 앞 광장. 그 옆에는 23년 된 성동
경찰서(왼쪽)가 있다. 사진 제공 성동구
패션 쇼핑몰, 영화관, 골프장 등이 들어선 왕십리역 앞 광장. 그 옆에는 23년 된 성동 경찰서(왼쪽)가 있다. 사진 제공 성동구
“경찰서 좀 옮기면 안 되나요?”

최근 서울 성동구에는 성동경찰서에 대한 민원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내용은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달라” “주변 건물과 안 어울린다” 등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다.

성동구 행당동 192-8, 왕십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성동경찰서는 1987년 지어졌다. 올해로 23년째 왕십리역 앞을 지키고 있다. 그런 성동경찰서가 최근 주민들로부터 ‘찬밥’ 신세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왕십리역에는 2년 전 민자역사 ‘비트플렉스’가 들어섰다. 패션쇼핑몰 ‘엔터6’부터 이마트, CGV, 돔골프장 등이 한꺼번에 들어서면서 이곳은 하루아침에 동북권을 대표하는 상업지구로 떠올랐다. 서울지하철 2, 5호선과 중앙선 등 3개 노선이 통과해 이곳을 지나는 하루 유동인구만 20만 명에 이른다. 동네가 몰라보게 발전하다 보니 왕십리역 바로 앞에 있는 성동경찰서 같은 옛 건물들이 주변 상업건물들과 조화를 이룰 리 만무하다. 높아진 동네 주민들의 ‘눈높이’로 봤을 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성동구는 행당동 87-4 ‘행당도시개발구역 내 공공용지’로 경찰서를 옮기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다음 주 발표되는 ‘성동구 민선5기 중장기업무계획’에도 경찰서 이전 문제는 중요 추진 사안 중 하나로 포함돼 있다. 구청 관계자는 “경찰서를 옮기고 왕십리역에서 시작하는 동북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자와 함께 그 땅에 복합문화시설이나 호텔식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북선 경전철 민간투자 프로젝트에는 GS건설 등 3개 업체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서울시는 이달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의 반응은 차갑다.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경찰서 용지는 국유지여서 마음대로 옮길 수 없다”며 “역 앞에 있어 교통도 편리해 옮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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