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뇨·시·데 ” 日열도에 ‘걸그룹’ 3차 韓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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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도쿄 3회 공연에 2만2000명 폭발적 반응
드라마 -남성그룹 열풍 이어 10, 20대층까지 한류 확산

‘충격적인 일본 상륙.’

일본의 스포츠호치지(紙)가 한국 소녀시대의 최근 일본 공연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의 걸그룹이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 9인조 소녀시대가 9월초 일본 본격 데뷔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연 3회 공연에 2만2000명이 몰렸다. TV 카메라만 16대를 설치하는 등 한국과 일본은 물론 홍콩 미디어도 큰 관심을 보였다. 팬들은 소녀시대 상징색인 핑크색의 펜라이트를 흔들며 ‘소뇨시데’(소녀시대의 일본식 발음)를 연호하면서 콜로세움을 뒤흔들었다. NHK가 9시뉴스 오프닝으로 소개할 만큼 대히트였다. 대부분의 스포츠신문은 물론 여러 종합지도 소녀시대의 진출을 앞 다퉈 전했다.

스포츠호치는 “9명이 나란히 흰 숏팬츠를 입고 늘씬한 18개의 다리를 뽐내는 패션에다 인형처럼 동시에 움직이는 댄스로 40분간 무대를 휘어잡았다”며 “특히 여중고교생들은 공연 내내 비명을 지르며 열광했다”고 소개했다. 닛칸스포츠는 “모든 게 완벽했다. 감격해 울고 말았다. 원래는 동방신기 팬인데 그때부터 K팝(한국 대중음악)에 빠졌다”는 한 여고생의 반응을 전했다.

한국 걸그룹의 일본 진출은 2000년대 초 ‘겨울연가’ 등 한류 드라마와 2, 3년 전부터 돌풍을 일으킨 동방신기 등 남성그룹에 이은 3세대 한류 붐이라는 평가다. 그 사이 팬층은 중년 여성에서 좀 더 젊은 여성으로까지 넓어졌고 이번엔 10대와 20대 젊은층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걸그룹의 일본 진출은 카라와 포미닛이 먼저였다. 5인조 카라는 올 2월 도쿄 아카사카에서 유료 라이브를 열었다. 지난달 11일 일본어판 싱글 ‘미스터’로 공식 데뷔한 카라는 데뷔 첫 주 일본의 대표적 음악랭킹 오리콘차트에서 5위에 오르며 역대 아시아 여성그룹 최고의 성적을 냈다.

3월엔 5인조 포미닛이 도쿄 젊은이의 명소인 시부야에서 첫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고 5월엔 한국에서도 히트한 싱글 ‘Muzik’ 일본어판을 내고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은 “일본 걸그룹의 귀여운 비주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가창력이 돋보인다. 비주얼과 댄스를 겸했기 때문에 젊은 여성 팬의 공감을 얻고 기존의 한류 팬에 더해 지지층 확산을 기대한다”는 전문가 평을 소개했다.

이어 등장한 소녀시대에 대해 스포츠호치는 “지난해 한국 TV 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고 대만 태국 필리핀에서도 1위를 한 데 이어 중국 투어도 실시한 아시아 최고 그룹”이라며 “팬들이 기다리던 소녀시대가 드디어 일본에 왔다”고 반겼다. 닛칸스포츠는 “한국 걸그룹의 진짜 주인공인 소녀시대가 일본 그룹과는 외관도 팬층도 완전히 다른 아이돌 신장르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한국 걸그룹이 캐릭터를 존중하는 남성그룹과 달리 비주얼이나 음악성 패션 등에서 동세대 팬의 동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좋아하는 일본 아티스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나카지마 미카, 아무로 나미에, 우타다 히카루’라고 거침없이 대답하는 포미닛 멤버 지윤의 예를 들며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꽤 연구한 모습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중한 시각도 있다. 주간 아에라의 한국 대중문화 담당 고기타 기요히토(小北淸人) 기자는 “한류가 일본의 10대와 20대 젊은 세대로 확장되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지만 한국 걸그룹의 인기몰이가 기획사의 마케팅 효과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동영상=일본, 소녀시대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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