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수재의원금이‘공무원 쌈짓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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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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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前군수부터 면사무소 직원까지 횡령 등 혐의 3명 구속-32명 입건

2006년 인제군 복마전
《10억중 8억 별도보관하며 군수 개인 돈인 양 수재민에 상품권 나눠줘 군청 담당공무원 3명 1억7000만원 빼돌리고 “변호사비 대주겠다” 한명에 떠넘기기 시도 면사무소선 허위서류 작성 외상값 갚고 밥값으로 써》

강원 인제군 공무원들의 수재의연금 및 재해구호기금 횡령 사건이 3명 구속, 32명 불구속 입건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군수부터 하급 직원에 이르기까지 억대 수재의연금과 재해구호기금에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 전 군수는 2006년 7월 발생한 수해와 관련해 수재의연금 1억 원 상당을 군민에게 임의로 사용하고 수천만 원을 직원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 수재의연금과 재해구호기금 2억3000만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방모 과장 등 3명이 구속, 3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박 전 군수는 수재의연금 10억 원 가운데 8억 원 상당을 재해구호협회에 송금하지 않고 별도 보관하면서 이 가운데 1억1000만 원으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2007년 2월 설날 직전 이재민 244가구를 방문해 가구당 45만 원씩 지급했다. 경찰은 박 전 군수가 상품권을 주면서 “명절을 잘 보내라”고 말하는 등 마치 군수 개인이 주는 것처럼 했다며 이를 기부행위로 해석했다.

또 박 전 군수는 수재의연금으로 받은 200만 원을 격려금 명목으로 실·과장들에게 10만∼30만 원씩 나눠주었다. 이들은 직원 식대 및 회식비로 사용했다.

특히 5월 구속된 수재의연금 담당부서 방 과장과, 허모 계장, 윤모 씨 등 3명은 명절을 전후해 1억7000만 원을 수차례에 걸쳐 나눠가진 뒤 회식비, 식대, 유흥비, 주택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 과장과 허 계장은 직원 윤 씨가 경찰 수사를 받자 윤 씨에게 혼자 책임져 줄 것을 부탁하고 변호사 비용 등으로 1억3000만 원을 마련해 주겠다고 제의하는 등 범인도피 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군 면 직원들도 재해구호기금 허위지출 결의서를 작성한 뒤 외상값, 식대 등으로 사용했다.

인제 지역은 2006년 7월 15일 집중호우가 내려 29명(사망 18, 실종 11명)의 인명 피해와 144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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