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사람들 더 몰릴텐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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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 입장 제한 ‘고민’
‘1일 5000명’ 방침 싸고
“탄력적 적용해야” 의견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중요민속자료 122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1일 관광객 수를 제한하려던 안동시가 고민에 빠졌다. 안동시는 하회마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자 ‘보존’과 ‘관광’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보존에 무게를 두고 1일 입장객을 5000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특히 올해 6월 마을 내 고택에 관광객이 버린 담뱃불이 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면서 ‘관광객 제한’이 힘을 받았다.

안동시는 현재 행정예고를 통해 이 방침을 알리면서 의견을 모으고 있으나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큰 변수가 생기면서 ‘1일 5000명 제한’ 방침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1일 하회마을을 찾은 한 가족은 “마을 보존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더 늘어날 텐데 획일적으로 입장객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동시가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된 중요한 배경도 관광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는 1994년부터 입장료(현재 성인 2000원, 어린이 700원)를 받은 이후 2008년 8월 누적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올 7월 말 현재 1158만 6000여 명이 찾았다.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방문한 것을 계기로 관광객이 급증해 이후 연간 8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안동시는 1일 5000명 제한 방침을 추진하되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타협’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차장 규모도 800대가량이어서 주말이면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이 포화 상태”라며 “5000명 제한은 마을 보존을 위한 상징적 기준 정도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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