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여지 개발-이화여대 유치… 전임 시장 사업 발전적 계승
비공개 인사는 조직 흔들어… 시기-규모-기준 미리 알릴것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인재 경기 파주시장(50·사진)의 취임 전후 행보는 다른 단체장과 달랐다.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수장이 바뀐 곳에서는 선거 직후 대부분 인수위원회를 만들었지만 그는 인수위를 꾸리지 않았다. 시청 간부들의 업무보고도 사무실에서 혼자 받을 정도였다. 이 시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시정을 챙길 수 있는 데다 인수위원 직함을 악용하는 부조리를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시정을 챙기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전임 시장이 벌였던 핵심 사업에 대한 태도도 달랐다. 그는 “공여지 개발, 이화여대 유치 등 전임 시장이 추진해 온 주요 지역 개발 사업은 발전적으로 계승해 진행하겠다”며 “무리하게 재검토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 대신 이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 추진 때문에 강화된 규제와 단속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철저한 법 집행과 별도로 융통성 있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작은 어려움을 해소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행정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 발전을 선택한 이 시장의 뜻은 공직 인사에도 반영됐다. 그는 이날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시장은 “비정기적이고 비공개로 이뤄지는 인사는 조직의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시기와 규모, 기준 등을 사전에 예고해 인사에 대한 예측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부시장과 수도권교통본부장 등의 경험을 살려 교통과 교육 분야의 다양한 사업계획도 밝혔다. 우선 임기 4년 동안 매년 교육예산을 늘려 임기 말에는 전체 예산의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수 교사와 원어민 교사 등을 확충해 지역 내 명문학교를 육성하겠다는 것. 교하지구 등 주요 택지지구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광역직행버스 확충과 도시철도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양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울로 직행하는 버스 노선 등도 신설할 계획이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대표적인 접경 도시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 시장은 “지역 발전의 적임자를 원하는 시민들에게는 당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정치색 없이 시민을 위한 행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행정고시 26회에 합격한 뒤 경기도 문화관광국장과 경기 고양시 일산구청장 등을 지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