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헤란 등 자매결연 5개 도시에 전통정원 꾸며
건축자재 국내서 공수… 울란바토르엔 서울숲 조성
독일 베를린 마르찬 자유공원 안에 있는 서울정원. 베를린 시와 서울시의 우호 증진을 위해 2006년 3월 개장했다. 정원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정자와 장독대, 소나무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파리 개선문 인근에 위치한 ‘아클리마타시옹 공원’은 연간 130만 명이 찾는 140년 전통의 명소이다. 공원 안을 거닐다 보면 한국 시골길에서 봤을 법한 낯익은 돌담길이 눈에 들어온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동산과 소나무, 육각정도 보인다. 2001년 11월 서울시와 파리시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서울공원’이다.
서울시는 프랑스 파리 외에 터키 앙카라와 이집트 카이로, 이란 테헤란, 독일 베를린 등 자매결연을 맺은 총 5개 도시에 한국 자연 특유의 멋과 분위기를 담은 ‘서울공원’을 만들었다. 이른바 ‘공원 외교’인 셈이다.
4675m²(약 1400평) 규모로 조성된 파리 서울공원은 한국적인 정서와 풍류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단청을 입힌 육각정자인 ‘죽우정’ 사이로 대나무와 소나무, 무궁화, 개나리, 진달래 등 한국 전통 수목과 꽃들이 보인다. 공원 정문에 해당하는 ‘피세문’을 지나면 대나무 숲을 따라 옛 선비들이 달 아래 시를 읊었다는 월대와 시벽이 나타난다. 경주 월성 석교를 본떠 만든 월화교도 있다. 공원을 꾸미는 데 사용된 돌과 나무 등 건축 자재를 모두 한국에서 직접 조달한 것이 특징. 서울 양천구 목동에도 한국과 프랑스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1987년에 만든 ‘파리공원’이 있다.
2006년 3월 문을 연 독일 베를린의 ‘서울정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 선생의 ‘독락당’을 본보기로 삼아 꾸며졌다. 독락당은 이 선생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뒤 은거하던 곳으로 현재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남아 있는 보물 413호다. 서울정원에는 소나무와 회화나무 등 한국과 독일에서 공통적으로 잘 자라는 나무 33종 1637그루가 있다. 장승과 솟대, 장독대 등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도 있다.
터키 앙카라에는 터키의 6·25전쟁 참전에 감사하기 위해 만든 ‘한국공원’이 있다. 서울시는 1971년 앙카라 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1973년 이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 가운데 세워진 3층 석탑에는 6·25전쟁에 참가했던 터키군 1만5000명 중 전사한 740명의 명단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다. 한국에서 직접 가져간 은행나무와 사각정 형태로 꾸며진 안내소도 앙카라 시민들에겐 이색 볼거리다. 1977년에는 서울 여의도에 ‘앙카라공원’이 자매근린공원으로 조성됐다. 이 공원에 가면 터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포도원 농가주택을 구경할 수 있다. 주택 내부는 앙카라 시가 기증한 민속품으로 장식됐다.
이집트 카이로에는 조순 전 서울시장이 해외순방 기간에 만든 공원이, 이란 테헤란에는 구자춘 전 서울시장이 만든 공원이 있다. 카이로 서울공원은 1997년 서울시와 카이로 시의 자매결연 후속사업으로 조성됐다. 전통 정자와 담장 등으로 꾸며졌다. 테헤란에는 중동지역 건설 붐이 일어났던 1976년 ‘서울로(路)’와 함께 ‘서울공원’이 생겼다. 당시 닉페이 테헤란 시장이 한국의 이란 진출을 기념해 제안한 것. 특히 공원에는 어린이놀이터와 사격장, 도서관 등과 함께 훈민정음탑이 상징적으로 세워져 있다. 이슬람 국가 특성상 도서관은 남녀가 하루씩 번갈아 가면서 이용한다. 가장 최근에는 몽골 울란바토르 시 동남권에 위치한 바얀주르크 지역 내 황무지에 약 2만 m²(약 6000평) 규모의 서울숲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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