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피폭지점 7~10명 못찾을수도… 발견못한 장병 ‘산화자’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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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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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들 장례위 구성

시신 이송 - 검안절차 확정
가족 동의땐 이달말쯤 장례

국과수, 법의관 등 20명 파견
국방부와 합동 검안하기로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1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체 인양이 끝나도 발견되지 않는 시신은 ‘산화자’로 간주해 수색작업을 더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의회 이정국 대표(오른쪽)가 이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1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체 인양이 끝나도 발견되지 않는 시신은 ‘산화자’로 간주해 수색작업을 더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의회 이정국 대표(오른쪽)가 이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실종자 장례위원회가 14일 꾸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본격적으로 장례 절차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15일 함미 인양과 선체 수색이 한꺼번에 이뤄져 실종자 시신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족들은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하루 종일 회의를 열었다. 가족들은 함미와 함수 인양이 모두 끝난 뒤에도 발견되지 않는 시신은 ‘산화자(散華者)’로 처리해 더는 군에 수색작업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정했다.

○ 장례 준비 시작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실종자 나현민 일병(20)의 아버지 나재봉 씨(52)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정식으로 발족하고 고 김태석 상사(37)의 형 김태원 씨(45)와 문규석 상사(36) 매형 박형준 씨(38), 손수민 하사(25) 삼촌 손시열 씨(44) 등 3명의 장례위원을 발표했다.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장례위원회가 인양과정과 시신 수습, 안치, 영결식 등 장례 관련 모든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위원들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 실종자 가족들 숙소 내에서 해군본부 관계자들과 릴레이 회의를 가졌다. 내용은 실종자들이 사망자로 발견될 경우 향후 예우 절차에 관한 것이었다. 가족들은 군이 거듭 “최고로 예우하겠다”는 말을 해온 만큼 그 같은 전제 하에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향소 설치와 영결식 등 이후 절차에 대해 장례위원장으로 뽑힌 나 씨는 “군에서 일부 안을 내놓았지만 가족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한다는 뜻을 전해와 가족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영결식 후보지로 평택함대, 국군 체육부대 등을 검토하고 둘러봤지만 최종 결정은 가족들이 하기 때문에 현재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족협의회와 장례위원회는 시신이 발견될 경우 헬기를 통해 곧바로 제2함대사령부로 이송해 가족들과 함께 검안한 뒤 의무대 옆에 있는 냉동안치소로 옮기는 절차까지 확정했다. 이날 10명의 가족들은 함미 인양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백령도로 떠났다.

○ 실종자 발견 못하면 산화자 처리

가족협의회는 실종자 가운데 일부 장병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사건지점에서 피폭으로 산화했을 것으로 보고 향후 다른 사망 장병들과 함께 장례 절차를 진행하자는 동의서를 가족들로부터 받았다. 가족협의회 이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절단면과 예인 현장에 간 가족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피폭이 있었다면 일부 실종자는 산화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 일각에선 실종자 7∼10명이 피폭지점에서 산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13일 공개된 함미 절단면 사진을 보니 기관조종실과 가스터빈실 등이 심하게 파괴됐다”며 “이 지점 근무자들은 찾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족협의회는 함수와 함미 수색작업을 종료하는 시점까지 유실자의 행방을 알 수 없을 경우 이들을 산화자로 보고 예정된 46명의 장례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군에 추가 수색도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가족 모두가 합의하면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함미에 이어 함수는 24일경 인양한다는 계획이어서 장례식은 이달 말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15일 소속 법의관, 법의조사관 등 20명을 평택에 파견해 국방부와 합동으로 검안팀을 만들어 천안함 실종자들을 검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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