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민노총 탈퇴 투표 부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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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54%가 반대… ‘제3노총’ 추진 차질

서울메트로(서울지하철 1∼4호선 운영) 노동조합이 추진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가 무산됐다. 서울메트로 노조는 15일부터 사흘간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조합원 의견을 묻는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반대표(4432표·54.5%)가 찬성표(3691표·45.4%)보다 많이 나와 민주노총에 잔류하게 됐다고 17일 밝혔다.

당초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한 정연수 위원장과 집행부는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 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운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현장 조합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투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투표가 시작되기 전 노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찬성 비율이 과반수만 되면 상급단체 탈퇴가 가능하다고 노동부가 유권해석까지 내린 만큼 가결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투표 직전 변수가 흘러나왔다. 올해 복수노조 시행이 2012년 7월로 또다시 유예되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됐던 것. 복수노조 시행이 유예되면 정 위원장이 공언해 왔던 ‘제3의 노총’ 건설도 힘들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노총에서 나오면 오갈 곳 없는 처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조합원들이 높은 투표율을 보여줬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새 노동운동을 건설해야 한다는 요구는 변하지 않은 만큼 개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 탈퇴 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설득 작업을 벌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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