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해킹, 협박한 독일 대학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7일 2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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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견 정보통신(IT) 업체가 20대 초반의 독일 대학생에게 해킹당해 제품 설계도 등 회사의 주요 기밀자료 대부분이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 대학생이 피해업체를 협박하는 과정에서 복제된 인터넷 전화가 사용돼 인터넷 전화의 보안 취약점도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레대응센터는 인터넷 네트워크 및 보안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IT업체 A 사의 산업 기밀을 해킹으로 빼낸 뒤 거액을 요구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독일인 대학생 D 씨(22)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독일 유명대학 재료공학과 4학년생인 D 씨는 7~8월경 독일에서 A 사의 시스템을 해킹, 750기가바이트(GB) 분량의 연구·기술자료, 제품 설계자료, 내장 프로그램 소스코드, 직원 전자우편 정보 등을 빼냈다. D 씨는 빼낸 자료가 중요한 산업 기밀이라고 판단, 11월 말경 대학 동기인 E 씨(23)와 공모해 해당 업체에 2차례에 걸쳐 "빼낸 자료를 돌려줄 테니 50만 유로(약 8억5000만 원)를 달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냈다. 이들은 이 회사의 인터넷전화 인증번호까지 해킹해 복제 전화기를 만들어 협박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D 씨 등은 이달 초 국내로 들어와 강남의 한 호텔에서 A 사 대표를 만나 돈을 요구하다 신고를 받고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가 복제돼 범죄에 악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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