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내년 개교 울산외고 수업 어디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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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 공사 늦어지고
예산 깎여 임대도 힘들어
신입생-학부모 불안

“도대체 어디서 수업을 받으라는 겁니까?” 내년 3월 개교하는 울산외국어고(북구 중산동) 신입생 153명과 학부모의 불만이 크다. 학교 건물 공사가 지연되는 데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울주군 언양읍 반연리)를 빌려 내년 1학기 수업을 진행하려던 계획마저 울산시교육위원회가 임대료를 삭감하면서 난감하게 된 탓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울산외고 건물 공사가 지연되자 내년 2월부터 8월 말까지 울산과기대 인문사회관 한 층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대학과 합의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에 대학 건물 임대료 5600만 원을 편성해 시교육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교육위는 “울산외고 개교 예정지인 북구에는 학생 수 감소로 빈 교실이 많다”며 “굳이 거리가 먼 울산과기대 교실을 임차하고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임대료를 모두 삭감했다. 시교육위는 또 “과거 개교가 늦어져 컨테이너를 개조해 수업한 학교들도 있었다”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시교육청은 “울산외고 인근 빈 교실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더라도 임대료와 비슷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울산외고 입학 예정자와 학부모들에게 울산과기대 건물을 임차해 개교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임대료를 삭감하면 신뢰가 깨진다”고 주장했다. 삭감된 울산과기대 건물 임대료 등 예산은 현재 울산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이르면 8일 회의에서 부활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한편 시교육위원 7명 가운데 5명은 3일부터 9일까지 3600만 원을 들여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연수를 떠났다. 울산외고의 한 신입생 학부모는 “학생들을 위한 교실 임대료는 예산 낭비라며 삭감하면서 자신들은 수천만 원을 들여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는 울산외고는 18학급 450명 규모. 북구 중산동 산145 일원 6만1500m²(약 1만8600평)에 328억 원을 들여 짓는 학교 건물은 올 5월 공사를 시작했다. 현재 공정은 25%. 내년 8월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지만 행정 절차 지연과 사유지 보상 마찰 등으로 늦어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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