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물류창고에서 ‘문화예술’ 꽃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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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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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옛 KT&G 별관에서 열린 ‘문화씨뿌리기-예술 창조의 이해 시리즈’ 강좌에 참석한 시민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
대구 중구 옛 KT&G 별관에서 열린 ‘문화씨뿌리기-예술 창조의 이해 시리즈’ 강좌에 참석한 시민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
대구시, KT&G 별관 활용 문화강좌 인기
음악-미술 등 다양한 주제… 1300여명 찾아


“여러분, 훌륭한 미술품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시대의 미술은 어디에서 어떻게 우리와 교감할까요? 예술과 정치는 무관할까요?”

6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옛 KT&G 별관 창고 3층에서 ‘문화씨뿌리기-예술 창조의 이해 시리즈’ 일곱 번째 강연이 열렸다. 이날 참석한 시민 150여 명은 미술평론가 반이정 씨의 강연에 귀를 기울이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의 주제는 ‘동시대를 여는 다섯 열쇳말’. 난해한 현대미술 등 우리 시대의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뤄진 강의였다. 반 씨는 미학적 담론을 곁들여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자료그림과 사례를 제시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강연에 참석한 정세용 씨(39·조각가)는 “전문적인 미술 강연이지만 비전문가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며 “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강연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씨는 “강연이 끝난 뒤 몇몇 분에게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며 “참석한 분들의 진지한 태도에서 ‘고급문화’에 목말라 하는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한 전문 강좌인 ‘문화씨뿌리기-예술창조의 이해 시리즈’가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강좌가 열리는 옛 KT&G 별관 3층은 2만6750m²(8000여 평)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1340m²(약 400평)가 강연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은 1년여 전까지 물류창고로 쓰였으나 ‘문화창조발전소’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가 예술강좌 공간으로 만들었다.

9월 8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첫 강연을 한 후 지금까지 모두 7차례 진행된 이 강좌는 매주 또는 격주로 열리는데 그동안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음악과 미술, 문학, 연극, 영화, 무용, 건축 등의 창조적 활동과 현대적 가치, 예술작품 감상법, 예술 장르 간 교류 현상 등 다양한 주제로 열려 순수예술에 대한 안목과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강좌로 꼽힌다.

20일 8회째 강좌에는 미디어아트 작가인 심철웅 씨가 ‘미디어아트의 이해와 기원 현황’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어 건축가 승효상 씨가 ‘건축-땅과 건축’(27일)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특히 다음 달 18일 올해 마지막 강좌로 이시형 의학박사의 ‘세레토닌(신경전달물질)의 세기’라는 강연이 열린다. 이 박사는 올해 강연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예술의 ‘창조’를 넘어 인간 본연의 ‘창조’가 어떤 것인지, 창조의 본질에 대한 내용을 심도 있게 설명할 방침이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예술과장은 “‘문화씨뿌리기’라는 강연 제목에 걸맞게 매회 장르가 다른 주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민이 참석하고 있다”며 “올해 강좌의 성과와 문제점 등을 분석해 내년에는 좀 더 심화되고 차별화된 강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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