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주민이 쓰고 찍고 출연한 ‘동네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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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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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하품영화제 ‘아버지’ 주제 30일부터 3일간 열려
개막작 ‘23년필’ 외 개봉영화 5편 ‘영화공간 주안’서 상영

인천 시민들이 만든 영화가 30일부터 열리는 ‘하품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다. 학산문화원(인천 남구 주안1동) 공모를 통해 뽑힌 10명이 제작한 20분짜리 단편영화 ‘23년필’은 시민들이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감독, 연출, 편집 등 스태프와 조연급 배우를 맡은 ‘주민 제작 영화’로, 올해 6회째를 맞는 하품영화제 개막작이다.

인천영화인협회가 시나리오 교육을 해줬고 인천연극협회 소속의 연극인들이 주연급 배우로 출연한다. 23세 딸을 시집보내는 날을 소재로 가족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1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개월 동안 영화를 촬영했다. 촬영 주무대는 최고령 참가자인 정명자 씨(73)의 단독주택과 주변 동네다. 한복, 함 등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 상당수가 제작 참가자들에 의해 조달됐다. 또 충무로 영화가에서나 볼 수 있는 A급 촬영카메라, 영상편집기 등 제작 기자재는 주안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빌려서 사용했다. 이로 인해 제작비는 인천문화재단 지원금을 포함해 총 300만 원 정도 들었다.

청소년미디어센터, ‘영화공간 주안’ 등이 몰려 있는 경인전철 주안동 일대는 지난해 말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영상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됐다. 하품영화제에서는 이 영화 외 극장 개봉작 5편을 30일∼11월 1일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한다. 무료로 상영되지만 첫날 상영작 때 화초를 선물로 나눠주기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www.haksanculture.or.kr)를 통해 선착순으로 150명만 예약 받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아버지’. 상영작은 이 주제와 연관성을 갖는 ‘날아라 펭귄’ ‘빅 피쉬’ ‘효자동 이발사’ ‘다이하드 4’ ‘플라이 대디’ 등이다.

학산문화원은 하품영화제를 주도하는 ‘하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7시 영화공간 주안에서 회원들이 선정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다. 영화 감상회가 끝난 뒤 영화평론가나 영화감독과 토론을 벌인다. 참가비도 무료다. 하품영화제가 있어 이번 달은 건너뛰고 다음 달 26일 ‘아이 엠 샘’을 감상한다.

학산문화원 최혜은 사무국장은 “몸 안에 산소가 부족하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려고 하품을 하게 된다”며 “이번에 ‘아버지’를 주제로 하는 만큼 영화를 매개로 가족 간 소통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제 기간에 참가 가족을 대상으로 ‘마음 문 열기’ 등의 레크리에이션과 스피드 퀴즈 등 ‘가족 오락관’이 마련된다.

학산문화원은 28일 오후 7시 영화공간 주안에서 ‘오픈 파티’를 연다. 문화예술교육 관계자와 시민들이 동영상 파일, 음악 CD 및 음반, 서적 등을 교환하고 다과를 들면서 환담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품학교는 이 밖에 문학기행과 미술관 탐방도 수시로 갖는다. 최근 소설가 조정래 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지역을 1박 2일 다녀왔고, 인천 아트플랫폼∼차이나타운∼대안공간 ‘나비날다’(고 서점)∼전시실 ‘스페이스 빔’을 당일 코스로 돌아봤다. 032-866-3994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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