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별난 만남… 별난 봉사… ‘별남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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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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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대학생 11명, 은행 홍보대사 선발 계기로 만나
공익 홍보영상 제작-어린이 경제교육 등 톡톡 튀는 활동

“의미 있는 작은 움직임이 쌓이면 변화가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모아 나가려 합니다.”

대구 경북지역 6개 대학 학생들이 이색적인 모임을 만들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봉사모임의 명칭은 ‘별남별녀’.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한동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소속 대학생 11명이 팀원으로 참여 중이다.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이도희 씨(26·4학년)가 리더다. 이 씨는 “‘별난 봉사활동’을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모임 이름을 별남별녀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생은 올해 3월 모임을 결성한 뒤 기발한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감각으로 공익캠페인 활동을 하거나 지역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임은 3월 국민은행이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한 게 계기가 됐다. 전국 대학생 4000여 명이 지원한 공모에서 이 은행은 홍보대사 109명을 뽑았다. 이 가운데 대구 경북에서는 11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당시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은 뒤 ‘지역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한번 해 보자’고 뜻을 모아 따로 봉사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 영상물도 만들었다. 대구도시철도공사가 ‘보이스피싱 예방 영상물을 만들고 싶다’는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홍보물 촬영은 이달 5일 대구 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들 중 6명이 등장한다. 실제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각자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짜고 연기를 해 만든 20초 분량의 동영상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현재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전동차 내 모니터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들은 또 올 3월부터 달서구의 한 복지회관을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가 이곳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에게 경제교육도 하고 있다. 게임이나 역할극, 상황극 등을 통해 경제지식을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대학생 500여 명이 참여한 취업특강에도 참여해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지역의 노인요양 시설을 돌며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경북대 최선윤 씨(24·경영학과)는 “외로운 어르신들의 말벗도 돼 주고 청소와 빨래도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봉사활동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다른 대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모여 봉사활동 방향 등을 토의하고 있다. 수시로 온라인을 통해 회의도 연다. 영남대 남예림 씨(21·여)는 “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며 “함께 토론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알게 되는 등 사물과 사회현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리더인 이 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팀워크를 다져 대학 졸업 후에도 모임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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