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청년은 왜 베트남 여대생을 살해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27일 14시 06분



베트남 여대생을 살해한 한국 청년이 25일 현지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왜 자신의 가정교사였던 여대생을 살해했을까.

현지 언론과 AP통신에 따르면 김모 씨(27)는 모두 세 차례 베트남을 방문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7년 12월 관광 비자로 베트남을 세 번째 방문한 김씨는 이듬해인 지난해 5월 하노이 국립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던 4학년 여대생(21)을 고용해 베트남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가정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가 됐다.

만난지 4개월째가 되던 그 해 9월 3일 두 사람은 김씨의 자취방에서 심하게 말다툼을 벌였고 김씨는 여대생을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고 택시를 타고 외딴 곳에 내려 그곳에서 휘발유로 사체를 불태웠다.

김씨는 현지 주민들이 불에 탄 애인의 시신을 발견한 지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현지 경찰에 '피해자가 베트남어 과외비를 요구했지만 나는 돈이 없었다' '피해자가 나 말고 다른 한국 남자를 사귄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살인 및 시신 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김씨는 25일 최종심인 2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사형을 선고 받았다.

하노이 인민법원은 "김씨가 외국인이지만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 가족이 무거운 처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사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현지법에 따르면 살인을 했을 경우 형량은 최소 12년 징역형에서 사형까지다.

김씨가 사형을 면하려면 형을 선고 받은 지 1주일 이내에 국가 주석에게 사면을 청원해야 한다. 김씨는 사면 청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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