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고무바닥서 유해물질 검출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어린이 놀이터에 깔려 있는 고무바닥재는 보기에 깔끔하지만 유해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제품과 천연자재가 사용된 어린이 놀이터의 모습. 사진 제공 환경부
어린이 놀이터에 깔려 있는 고무바닥재는 보기에 깔끔하지만 유해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제품과 천연자재가 사용된 어린이 놀이터의 모습. 사진 제공 환경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아토피 유발… “모래와 혼합 사용 바람직”

먼지 나는 모래바닥 놀이터와 깔끔한 고무바닥 놀이터 중 어느 것이 더 안전할까.

최근 새로 조성되는 어린이놀이터에는 어김없이 고무바닥재가 깔려 있다. 과거 흔하게 볼 수 있던 모래바닥 놀이터는 최근 들어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모래바닥에서는 먼지가 많이 나고 넘어지면 심하게 다칠 수 있다. 게다가 일부 놀이터 모래에서는 종종 기생충 알이 검출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무바닥을 모래에 비해 안전하고 위생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을 찾기 위해 환경부가 한국환경상품진흥원에 의뢰해 모래와 고무바닥 놀이터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12일 한국환경상품진흥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놀이터용 고무바닥재(조사 대상 16개)에서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방출됐다. 일부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아토피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온이 높으면 방출량이 증가해 더운 여름철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은 나오지 않거나 매우 적게 검출됐다.

수도권의 모래바닥 놀이터 16곳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문제가 됐던 기생충 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식중독 유발균이 검출됐지만 식품 검출 기준보다 훨씬 낮았다. 전체 놀이터 유형을 살펴보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놀이터의 경우 모래바닥이 77%로 여전히 많았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전국 235개 공공놀이터는 모래와 고무바닥의 비율이 각각 61%와 35%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모래와 고무바닥 중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기보다 혼합사용을 권장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모래와 잔디, 나무껍질 등 천연자재를 사용하고 고무바닥재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며 “놀이기구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여러 재료를 혼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