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의 상징이었던 서울시 양대 지하철 노동조합이 달라지고 있다. 1987년 창립 이후 10차례나 파업에 들어갔던 서울메트로(1∼4호선) 노동조합과 지난해 2월 파업 선언을 했다가 막판에 철회했던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동조합은 최근 들어 경제위기 극복과 경영 선진화를 내세우며 잇달아 사측과 손을 맞잡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4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음성직 사장과 하원준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임직원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경영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사 양측은 수익사업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해 2011년까지 흑자 경영을 달성하기로 약속했다. 또 각종 전동차 시스템을 국산화해서 외국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자립을 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148개 전 역사를 리모델링해 고객만족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음 사장은 “공기업 노사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하 노조위원장은 “과거 노사 갈등의 문제는 소통의 단절에서 기인했다. 이번 비전 선포는 앞으로 발전적 소통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서울메트로 노사도 올 초 올해를 ‘나눔 경영의 해’로 선포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 노조는 9월 인천지하철노조 등과 함께 민주노총에서 벗어난 ‘전국지하철노조연맹’(가칭) 결성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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