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부적절 행동 언론사 대표 소환”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9분


탤런트 고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탤런트 고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25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경찰, 장자연씨 前매니저 불러 ‘제3의 문건’ 존재여부 집중추궁

동석자 조사통해 “장씨 추행” 진술 확보

소속사 사무실 현장 유전자 감식도 의뢰

탤런트 장자연 씨(29) 자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술자리에서 장 씨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모 언론사 대표 A 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5일 출석한 장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29)를 상대로 ‘장자연 리스트’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술자리서 부적절한 행동”=경찰은 사실상 장 씨 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14일 이후부터 장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41)의 술자리에 동석했던 사람들을 조사했다. 이 중 한 명이 최근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에 있었던 A 씨가 장 씨를 심하게 더듬는 등 추행했다”고 진술했다는 것.

경찰이 24일 “문건과 고소장에 언급된 12명 외에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 명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당시 상황과 추행 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만큼 A 씨를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건유출 경위 조사=경찰은 이날 유 씨를 상대로 문건 작성 및 유출 경위, 제3의 문건 존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경찰은 또 접대가 이루어진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오후 11시경 귀가한 유 씨는 “부르는 대로 나와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장 씨가) 죽은 지 너무 오래되었는데 사실 규명이 돼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포츠신문에 ‘왕첸첸’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사람은 우울증 환자로 2003년부터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며 “수사팀이 24일 이 사람을 만났지만 장 씨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장 씨, 출국 시도?=경찰은 이날 장 씨가 숨지기 3, 4일 전 어디론가 여권 사본을 팩스로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장 씨는 7일 숨지기 직전 여행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김 씨가 머무르고 있는 일본행을 문의한 바 있다.

장 씨가 팩스를 보낸 장 씨 집 인근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6, 7장의 종이와 여권 사본을 들고 와 팩스로 보내달라고 했다”며 “받는 쪽에서 자꾸 수화기를 들어 여권 사본만 보내고 나머지는 못 보냈다”고 말했다. 팩스 번호는 “서울이었고 5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장 씨가 7일 오후 2시 20분경 여행사로 전화를 걸었다”며 “팩스 전송 기록을 확보해 장 씨가 문서를 누구에게 보내려 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씨는 또 지인들과의 통화에서 “(김 씨가) 나를 죽인다고 한다”며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이런 정황을 파악하고 최근 장 씨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던 탤런트 B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기획사 2차 압수수색=경찰은 김 씨의 삼성동 사무실에 대한 2차 현장감식을 통해 확보한 머리카락 등 감식자료 96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감식자료는 앞으로의 수사를 위한 기초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스포츠동아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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