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압구정 정자 옛모습 되찾는다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재건축 때 겸재 정선 그림대로 복원키로

지금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2동과 74동 사이에 표지석만 남아 있는 압구정(狎鷗亭)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공공성 회복 사업’에 압구정 복원 프로젝트를 포함시켜 줄 것을 시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압구정은 조선 세조 때의 문신인 한명회(1415∼1487)가 세운 정자로 한명회의 호(號)이기도 하다. 압구정동이라는 이름도 압구정에서 나왔다.

압구정은 예로부터 풍경이 수려해 중국 사신들을 위한 연회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한말에는 개화파 정치인인 박영효가 소유했으나 그가 1884년 갑신정변의 주모자로 몰리면서 정자도 함께 파괴됐다. 1970년대 말 이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터까지 사라졌다.

강남구는 ‘한강 공공성 회복 사업’으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의 길이 열림에 따라 향후 아파트 재건축 시 압구정 복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구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압구정의 그림 두 점을 복원의 근거로 삼기로 했다.

정선이 그린 압구정 그림은 화첩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에 한 점, 지난해 10월 독일 오티리엔 수도원에서 국내로 돌아온 화첩에 한 점이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강남구는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과 한옥전문가인 신영훈 한옥문화원장 등을 포함한 전문가 5인으로 압구정 복원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강남구 정종학 주택과장은 “겸재의 작품들은 압구정의 구체적 건축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복원 시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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