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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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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0시 18분경 경남 김해시 주촌면 망덕리 장애인 수용시설인 ‘행복한 마을’에서 불이 나 이곳에 거주하던 송모(43), 구모 씨(29) 등 뇌병변(뇌손상에 따른 지체장애) 1급 환자 2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이 불은 또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로 된 장애인 수용시설(390여 m²)과 가재도구 등을 태워 160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 시설에는 총 7명의 장애인이 수용돼 있었으나 불이 날 당시 2명은 외출하고 5명만 방에서 잠자고 있었다.
2급 정신지체 장애인 도모 씨(28) 등 혼자 거동할 수 있는 3명은 빠져나왔지만 휠체어에 의존해야만 거동할 수 있는 송 씨 등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숨진 송 씨는 언어 소통능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신한 장애인들이 “보일러실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증언함에 따라 나무 보일러 과열이나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이 장애인 수용시설은 교회 부속 건물로 교회 목사 황모 씨(59)가 2007년 12월부터 운영해 왔다. 하지만 중장비 학원 실습장이 인접해 있고 취락지에서 500여 m 떨어져 있어 장애인 수용시설 입지요건 부적합으로 인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14일 오후 6시경 퇴근했으며, 황 목사도 봉사단체의 전화 상담을 위해 14일 오후 10시경 부산으로 외출해 불이 날 당시 수용시설에는 관리인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