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서 119구조요청 묵살… 70대 사망

  • 입력 2009년 2월 28일 00시 06분


경기도 남양주에서 70대 노인이 길을 잃고 119에 두 차례나 구조요청을 했으나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하고 다음날 비닐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7일 남양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최모(71) 씨는 지난 달 21일 밤 11시경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진접읍 내각리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을 잃어 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최 씨는 "내곡리에서 내렸는데 어디인지 모르겠다. 헤매고 있다"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전화를 받은 소방관은 "잘 생각해 편안하게 들어가시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7시간 뒤인 다음날 새벽 6시경 최씨는 다시 119에 전화를 걸어 "어딘지를 모르니 구해 달라. 하우스 중간에 와 있다"며 다급하게 도움을 청했으나 역시 소방관은 "모른다고 그러면 저희도 모른다. 큰 건물을 보고 다시 전화를 달라"며 또 전화를 끊었다.

최 씨는 4시간이 더 지난 오전 10시경 비닐하우스 안에서 마을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최 씨가 추운 날씨로 인해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주소방서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정보가 가장 가까운 기지국으로 뜨는데 기지국 반경이 4~5㎞로 너무 광범위해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며 "특히 불빛이 없는 야간에는 더욱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 씨에게) 주변에 불이 켜진 건물에 들어가 있으라고 안내하는 것 외에 달리 어떤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양주소방서를 관할하는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는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잘못이 있을 경우 해당 소방관을 문책할 방침이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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