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때 안쓴 본인車도 소각… 숨길것 더 있었나

  • 입력 2009년 1월 28일 02시 59분


■ 군포 여대생 살인 용의자 검거

범인은 누구

전과 9범 30대… 안산 마사지숍서 근무

2억원대 상가 있어 생활 쪼들리진 않아

치밀한 수법

DNA 감식 대비해 피해자 손톱 잘라내

현금 뺄때 지문 안남기려 손가락에 콘돔

범행 더 있나

‘부인 화재사망-1억 보험금 수령’ 재수사

경찰 “이혼한 첫째 부인도 가평서 실종”



경기 군포시에서 발생한 여대생 A(21) 씨 실종사건의 피의자가 사건 발생 37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A 씨는 25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19일 군포보건소 앞에서 A 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목 졸라 살해하고 현금 70만 원을 인출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강모(38) 씨를 26일 구속하고 다른 범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 10분경 군포시 대야미동 군포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귀가 중이던 A 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화성시 매송면 원리에서 스타킹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강 씨는 이어 A 씨의 시신을 근처 논에 암매장하고 A 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70만 원을 인출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실종 지역 주변 도로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7000여 대의 차량 운전자를 조사하다가 성폭행, 절도 등으로 전과 9범인 강 씨가 어머니(54) 소유의 에쿠스 차량을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25일 오후 강 씨가 일하던 안산시 본오동의 한 스포츠마사지숍에서 강 씨를 긴급 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치밀한 범행 수법=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줄곧 “성폭행을 하려다 A 씨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범행 수법은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다는 것이 경찰의 지적이다.

강 씨는 A 씨를 보건소 앞에서 차에 태운 뒤 800m 떨어진 국도 47호선 주변에서 A 씨를 폭행하고 제압했다. 이어 한적한 논두렁으로 옮겨 A 씨를 죽인 뒤 논두렁에 파묻고 근처에서 옷가지를 태웠다. 경찰의 DNA 감식에 대비해 시신을 묻기 전에 A 씨의 손톱을 가위로 모두 잘라냈다는 것. A 씨가 반항하는 과정에서 혹시 손톱에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살점이 끼어 있을 수도 있어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사망 여부를 재확인하기 위해 머리를 다시 둔기로 때렸다”고 밝혔다. 강 씨는 이어 암매장 장소에서 9km 떨어진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의 한 금융기관에서 현금 70만 원을 인출했다. 마스크와 가발을 써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특히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손가락에 콘돔을 끼운 채 돈을 빼내기도 했다.

이때가 오후 7시 26분. 유인, 납치부터 현금 인출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강 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4일 오전 5시 10분경 안산시 팔곡동 자신의 집 앞에서 범행에 쓰인 어머니 소유의 에쿠스와 본인 소유의 무쏘 차량을 불태웠다.

▽다른 범행 여부 수사=강 씨는 안산시내에 2억 원대 상가를 갖고 있는 등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을 4번이나 했을 만큼 가정사는 복잡했다.

앞서 3번의 결혼은 모두 이혼으로 끝났다. 마지막 네 번째 부인은 2005년 10월 처가에서 난 화재로 장모와 함께 숨졌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강 씨는 아들을 데리고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강 씨는 부인의 사망 직후 1억 원대의 생명보험금을 탔다. 부인이 피보험자로 가입된 보험은 화재 발생 직전에 2건 등 모두 4건(보상 최고액 4억 원)이 가입돼 있었다. 경찰은 보험금을 노린 방화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강 씨를 수사선상에 올렸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해 6개월 만에 수사를 중단했다.

경찰은 “1998년 이혼한 첫 번째 부인도 2003년 3월 경기 가평지역에서 실종 신고된 사실을 파악했다”며 지난해 1월에는 맞선을 본 여성을 당일 성폭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연쇄실종과 관련성 수사=강 씨 검거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는 경기 서남부 연쇄실종의 실마리가 풀릴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은 2006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에 화성시, 수원시, 군포시 일대에서 부녀자 4명이 잇따라 실종된 사건이다. 이 중 2006년 12월 수원시 화서동에서 실종된 박모(36) 씨의 시신은 이듬해 5월 안산시 사사동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강 씨가 범행에 쓴 에쿠스뿐 아니라 자신의 무쏘 차량까지 불태운 이유도 또 다른 범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무쏘 차량에서는 해머와 삽 등이 발견됐다.

안산=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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