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담양 이주여성들 “예쁜 한국 姓 갖게 됐어요”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6시 24분


‘월산(月山) 한(韓)씨, 담주(潭州) 주(周)씨, 용면(龍面) 조(趙)씨….’

전남 담양군으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 예쁜 한국 이름을 갖게 됐다.

지난해 담양에 사는 이주여성 4명이 농협의 도움을 받아 한국 이름을 갖게 된 데 이어 지난달 6명이 개명 허가를 신청했다.

농협중앙회 담양군지부는 법률구조공단과 함께 하는 농업인 무료 법률구조사업의 하나로 ‘외국 여성 농민 성본 창설 및 개명 허가’ 신청을 대행하고 있다.

이들은 월산면, 담주마을 등 자신이 사는 곳을 본(本)으로 하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 성과 이름을 지었다.

한국 이름을 갖게 된 사연도 정겹다.

필리핀에서 시집온 세실리아 아이수카얀(43) 씨는 가수 문주란을 닮았다는 말을 듣고 이름을 ‘주란(周蘭)’으로 정했다.

마리셀 엠비카(36·필리핀) 씨는 장미꽃을 연상하게 하는 ‘장미화(張美花)’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신청했다.

엠비카 씨는 “한국 국적을 얻고도 외국 이름으로 사는 것이 불편했다”며 “개명 허가 신청 절차를 몰라 참고 살았는데 새 이름을 갖게 돼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농협 담양군지부 관계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농업에 종사하거나 농업인 가족인 이주여성이 서류를 갖춰 지역 농협에 신청하면 법률구조공단 접수 후 3개월 정도 지나 새 이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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