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급 공무원이 14분만에 22억 빼돌려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감자창고 공사비 차명계좌로 이체후 홍콩 도주

3개월간 운영비 3억도 챙겨… 아무도 눈치 못채

강원 평창경찰서는 강원도 산하 감자종자진흥원 회계담당 공무원 이모(35·8급) 씨가 감자 저장창고 신축 공사비 22억 원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13일 오후 4시 37분경 도 자금담당자로부터 창고 공사비 22억 원을 이체 받은 뒤 14분 만인 오후 4시 51분경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다시 이체하는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다.

이 씨는 다음 날인 14일 오전 8시 반경 인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차명계좌로 빼돌린 돈 중 4억4700여만 원을 오전 9시경 홍콩행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차명계좌 5개로 다시 분산 이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이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한편, 이 씨가 빼돌린 돈 중 일부를 찾아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이 씨 명의 계좌를 부정계좌로 등록해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월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2개월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감자종자진흥원 운영비 3억1070만 원을 7개의 차명계좌로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강원도와 해당 사업소는 14일 오전 이 씨가 결근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씨의 횡령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와 해당 사업소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이 씨가 사용한 차명계좌에 입출금된 돈의 흐름도 확인하고 있다. 이 씨는 2004년 지방행정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평창=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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