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행사 “미수금 달라”…한국인 관광객 16명 억류

버스에 10시간 감금당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대구지역 관광객 16명이 현지 여행사 측에 의해 10여 시간 동안 관광버스에 감금돼 있다 풀려나는 등 봉변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구 서구 비산동 주민 노춘복(75) 씨 등 60, 70대 관광객 16명은 23일 상하이(上海)에 도착해 시내 관광을 한 뒤 다음 날인 24일 오후 1시경 현지 중국 여행사 측 가이드인 중국인 서모 씨의 인솔 아래 관광버스를 타고 황산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한 뒤 2시간 만에 서 씨와 운전사는 노 씨 등이 탄 버스를 인적이 드문 시골길로 1km 정도 몰고 간 뒤 노 씨 등을 버스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고 대구지역 U여행사의 한국인 인솔자 손모 씨에게 “예전 미수금 2000만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노 씨 등은 “외국인 관광객을 붙잡아 놓고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 오전 2시경 버스에 탄 한국인 관광객들을 감금 10여 시간 만에 상하이의 한 호텔에 풀어줬으나 여권을 돌려주지 않는 등 횡포를 부렸다. 노 씨 등은 이들에게 50만 원을 주고서야 여권 등을 돌려받았으나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노 씨 등은 결국 1인당 75만 원짜리 4박 5일 일정의 중국 여행을 포기하고 25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U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오르자 중국 여행사 측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별도의 차량 연료비와 가이드비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현지 여행사 측을 상대로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