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45% 약값 부풀려 건보료 청구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안해도 되는 ‘과잉진료’ 年1300만 건으로 늘어

상당수 병원이 약값 ‘뻥튀기’와 과잉 진료, 잘못된 약 처방, 의약품 불법거래 등 탈법 행위를 해 오다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1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병원의 45.8%가 구입한 약값보다 부풀려 보험금을 청구하다 적발됐다.

또 안 해도 되는 ‘과잉 진료’를 하다 적발된 건수도 2006년 1088만 건에서 지난해 1312만 건으로 늘었다. 과잉 진료 사례는 올 상반기에만 1094만 건이 적발됐다. 이로 인한 부당 청구 진료비도 2006년 이후 2년 6개월 동안 567억 원에 달했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병·의원의 1회 처방 의약품 품목 수는 평균 4.12개로, 미국 1.6개, 독일 1.7개, 일본 2.2개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나 어린이에게 쓰면 안 되는 약을 처방한 사례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3만6000여 건이나 됐다고 밝혔다. 이 경우 발육 장애, 간 손상, 위장 장애, 심혈관계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불가피하게 처방할 경우 전산 시스템에 그 사유를 기록하도록 의무화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또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형 종합병원의 올 상반기 고가(高價) 약 처방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늘어난 68.4%였다. 종합병원의 고가 약 사용 비율은 52.2%였고, 병원급은 27.6%, 의원급은 20.5%였다. 최 의원은 일부 병·의원과 약국 10곳 중 4곳꼴로 의약품 불법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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