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 교수 강연 “한국노조 아직도 ‘민주화 투사’ 생각”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0분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한국 노조는 자신들이 투사라는 ‘민주화 향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한국무역협회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한국 노조는 자신들이 투사라는 ‘민주화 향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한국무역협회
“한국 노조는 자신들이 투사라는 ‘민주화 향수’에 빠져 있습니다. 이는 노동시장 경직을 초래해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에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는 23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초청으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은 경제적 우위를 많이 잃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르망 교수는 “한국은 임금 수준이 높고 노사협상이 어렵고 고용과 관련해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다”며 “이는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 노조는 아직도 스스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투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조가 국민을 대변하는 집단이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노조뿐 아니라 사회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르망 교수는 한국 경제의 성장 요건으로 국가 브랜드 강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교육제도 개선 등을 꼽았다.

그는 “프랑스 사람들은 삼성전자 제품을 살 때 일본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한국 브랜드가 잘 안 팔린다는 뜻”이라며 “국가 브랜드는 제품 가격과 충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한국도 일본처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노동참여율을 적어도 연간 1∼2%포인트 높이고 다양한 시각을 수용하는 개방적 사고로 외국인 인재를 더 많이 받아들이며 공교육과 사교육 간 경쟁이나 공교육 간 경쟁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북돋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르망 교수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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