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20대 장교 “간첩인줄 알았지만…”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7분


■ 사랑에 속은 ‘원씨의 남자들’

합동수사본부는 남파간첩 원정화 씨가 한국군 장교를 포함한 여러 남성을 ‘애정’을 매개로 포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원 씨가 여러 명의 남자와 교제하면서 성(性)을 도구화한 행태를 보였다”면서 “포섭 목적으로 사귄 것이기 때문에 이용 가치가 없으면 떼어 버리고 동시에 여러 명과 교제한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원 씨는 한국 입국 전인 2001년 중국에서 손쉽게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한국인 노동자 최모 씨와 결혼 약속을 했다. 원 씨는 이 와중에도 한국인 사업가 조모 씨와 동거하면서 임신하기도 했다.

최 씨에겐 자신을 조선족이라고 속였다가 입국 한 달 만에 이혼한 후엔 ‘탈북자’로 위장해 당국에 신고했다. 북 측은 원 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임신부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 의심을 덜 받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는 2005년 김모 소령과 교제하면서 “아이를 중국에서 교육시키고 싶은데 같이 알아보러 가자”며 꾀어 그를 중국으로 유인해 포섭하려고 시도했으나 거절당하기도 했다.

2006년 원 씨는 군 안보강연에서 자신을 안내하던 정훈장교 황모(26) 대위를 만나 관사에서 동거했다. 황 대위는 원 씨에게 탈북자 출신 군 안보강사 명단을 전달하고 원 씨가 보위부에 보고한 서류를 함께 폐기하기도 했다.

원 씨는 2001년 이혼하기 전후에도 한 경찰관과 내연의 관계를 맺고 정보를 빼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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