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중 영어시험 없이 뽑는다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서류전형 - 면접 - 추첨 3단계 거쳐 선발

대원 - 영훈중 전환 신청… 내년 3월 개교

내년 3월 서울에 국제중 2곳이 처음 설립돼 각각 16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중학교에서도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길이 열린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국제중 신입생 선발 방식 등을 포함한 ‘특성화 중학교 지정 계획’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전형요강은 10월경 발표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사학법인 대원학원과 영훈학원이 대원중과 영훈중을 국제중으로 전환하겠다고 신청해 9월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날 “아직 설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교육 조장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국제중 설립에는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 교장 추천자 중 추첨 선발

계획안에 따르면 국제중은 한 학년에 160명씩을 선발하며 한 학급에 32명씩 5개 반으로 운영된다.

신입생은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을 대상으로 별도의 영어 시험 없이 △1단계 서류전형(800명 선발) △2단계 면접(480명 선발) △3단계 추첨(160명)을 거쳐 뽑는다.

서울지역 거주자만 지원할 수 있고 학교장 추천은 학교별로 인원이나 자격 제한 등이 없다.

1단계 서류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교과학습 발달 상황 △출결 상황 △창의적 재량활동 상황 △특별활동 상황 등을 종합해 평가한다.

토익, 토플 등 각종 영어인증시험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또 사설 경시대회나 대학 및 지방자치단체 주관 경시대회 실적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어 방과후 학교나 영어체험센터 참여 실적 등 학교 중심의 영어 활동은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2단계에서는 개별면접과 집단토론 등을 통해 학생의 개방적 태도, 협동심, 인성과 창의력,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한다.

2단계 면접은 최소 2차례 이상 실시하되 영어 면접은 하지 않는다. 3단계에선 사교육 증가를 막기 위해 무작위 공개 추첨으로 160명을 최종 선발한다.

○ 특별전형은 어떤 게 있나

특별전형을 통해 대원국제중은 20명, 영훈국제중은 28명을 선발한다.

대원국제중의 국제리더 특별전형과 영훈국제중의 국제인재 특별전형에는 부모와 함께 외국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며 수학한 학생 등에 한해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일반전형의 2단계 면접과 동일한 내용을 평가하며 장기간의 해외생활로 우리말 구사능력이 부족한 경우 영어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영어 구사능력 자체는 평가요소에 반영하지 않는다.

대원국제중의 외국어능력 우수자 특별전형은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 능력 우수자를 해당 외국어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이외에도 두 학교 모두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한 부모 가정 자녀,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배려대상자 특별전형을 통해 각각 12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 수업 방식, 학비 얼마나 되나

대원국제중은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해 설립 초기에는 영어 수학 과학 과목만 영어 몰입수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영훈국제중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은 영어 몰입수업을 하고 음악 미술 체육은 우리말과 영어 수업을 병행하는 ‘이중언어 수업’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의무교육 과정인 일반 중학교는 수업료가 무상이지만 두 학교의 분기별 수업료는 120만 원으로 연간 480만 원이 들며, 신입생은 입학금 7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 학교 통지표 변별력 확보가 관건

1단계 서류전형 평가 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과학습 발달 상황(교과 평가)이 과목별, 영역별로 표시된다. 보통 4단계(매우 잘함-잘함-목표에 도달함-노력을 요함)와 5단계(매우 잘함-잘함-보통-노력 바람-매우 노력 바람) 평가를 하거나, 단계별 평가에 서술형 평가를 덧붙인다. 그러나 학교마다 학교생활기록부 양식과 평가 항목, 평가 방식 등이 모두 달라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 사교육 논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서울자유교원노조 등 보수적인 교육단체 등은 “평준화 교육으로 해외에 빼앗겼던 우수 학생들에게 국내의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국제중 설립을 환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은 “국제중을 설립하면 초등학교부터 입시 바람이 불어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며 “사전 협의 권한을 가진 교과부가 국제중 설립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제중:
학생을 직접 선발해 영어 수업 시수를 늘리거나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육과정을 특성화한 중학교다. 1998년 처음으로 부산국제중이 설립됐고 2006년 경기 가평군에 청심국제중이 문을 열었다.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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