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부대 다음 타깃은 다음?

  • 입력 2008년 7월 11일 03시 13분


‘다음에도 강력 경고합시다. 다음 080-677-****으로 항의전화 부탁드립니다.’

스스로를 ‘한때 아고라(다음의 온라인 토론방) 폐인’이었다고 소개한 누리꾼이 10일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이 누리꾼은 “아고라 개편 이후 특정 글이 계속 삭제되는 등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에 강력한 경고 글들을 올리자”고 주장했다.

반(反)정부 불법 과격시위 세력의 ‘사이버 아지트’로 불리던 다음이 최근 오히려 이들의 반발을 사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다음이 쇠고기 정국을 사세(社勢) 확장의 계기로 무리하게 활용하면서 ‘위험한 곡예를 하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곤 했는데 요즘 ‘그 역풍(逆風)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메이저 신문이 다음에 대한 뉴스 공급을 중단하고 다른 중견 신문들도 동참을 적극 검토하면서 다음은 ‘군소 매체의 포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다음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메이저 신문 광고주 협박 관련 불법성 게시물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또 ‘토론 없는 토론방’이란 비판을 받아 온 아고라에 대해서도 이달 7일부터 찬반 토론 및 반대 베스트글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이른바 ‘아고리언’이라고 불리는 일부 아고라 이용자는 “다음이 우리를 배신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숙제’라는 제목으로 다음 고객센터 전화번호 및 e메일 주소, 다음 본사 위치를 표시한 지도 등을 올리고 아고라 게시글의 머리말에 ‘다음 너 죽을래’ ‘다음 공략’ 등을 붙이기도 했다.

아고라에서 적극 활동해온 대학원생 정모(23·여)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고리언들 사이에서 ‘애국자’로 불리며 잘나가던 다음이 졸지에 ‘매국노’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측은 이런 반응에 대해 “아고라 개편을 시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라며 “누리꾼들이 반발한다고 금세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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