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은 총파업 만능주의”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7분


장석춘 한노총 위원장 “국민 외면 노동운동 도태될 것”

“대화도 하기전 투쟁 선언부터

쇠고기파업 누가 봐도 부적절”

한국노총 장석춘(사진) 위원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내세우며 파업하려는 민주노총에 대해 “총파업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민주노총의 다음 달 2일 파업은 조합원이 결정할 문제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위원장은 “민감한 시기여서 다른 조직에 대해 뭐라고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쟁은 반드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책임 있는 조직이라면 대안을 제시하고 일련의 조치를 다 해본 뒤에 투쟁을 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동운동은 도태되고 결국 조직률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이 정권이 출범하기 전부터 (노무현 정부 때보다) 감옥에 열 배 이상 가더라도 투쟁하겠다고 미리 투쟁 계획을 설정해 놓고 (관계를) 시작했다”며 대화를 해보기도 전에 정권을 투쟁의 대상으로 정해 놓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경제가 말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이 시기에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이유로 총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도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있다. 그런 우려를 정부에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그렇다고 쇠고기 문제로 총파업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17일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가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합의한 사람들이다”라고 비난한 데 대해 장 위원장은 “전혀 그렇지 않음을 잘 알면서도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민주노총 위원장이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장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점차 순수한 노동자 조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정치 조직처럼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위원장이 자신의 망언에 대해 해명하고 공개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률적, 도의적, 조직적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밝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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