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영(사진) 고려대 의대 대학원 의학과 교수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죽이는 전립샘암 치료제 ‘트립토렐릭스(Trptorelix)’를 개발해 지난해 10월 미국 특허에 등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유방암, 자궁암, 전립샘암 등 호르몬과 관련된 기존 암 치료제가 일정 기간 사용하면 환자에게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지는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암세포 성장을 관할하는 ‘고나도트로핀’ 방출호르몬-2를 공격해 직접 암 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기존 전립샘암 치료제는 난소, 정소를 활성화시키는 고나도트로핀의 방출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샘암을 치료하는 원리였다.
전립샘암 세포는 남성 호르몬을 먹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호르몬을 억제시켜 암 세포의 성장을 막는다는 원리다.
이를 위해 암 세포 내의 고나도트로핀 방출호르몬-1 수용체를 공격했지만 암 세포는 3, 4년이 지나면 호르몬 없이도 자라는 ‘호르몬 불응성’ 상태가 돼 치료제가 듣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치료제는 그동안 공격할 수 없었던 고나도트로핀 방출호르몬-2 수용체를 공격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다.
성 교수는 “호르몬과 관련된 종양 치료에서 암 세포를 직접 죽이는 방식은 학계에서도 처음 발표되는 치료법”이라며 “향후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동물실험, 임상실험 과정 등을 거쳐 연내에 치료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천준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가족부의 국가 암 정복 추진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과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