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 방폐장 특별금 3000억 용처 결정 진통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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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아도 걱정이네….”

경북 경주시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유치한 대가로 정부에서 받은 특별지원금 3000억 원의 사용을 둘러싸고 ‘행복한 갈등’을 겪고 있다.

경주시는 9일 “시의회가 재검토하라고 한 만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용처를 다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특별지원금 3000억 원 가운데 지난해 받은 1500억 원을 내년부터 사용하기로 하고 최근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시는 경주 전체 9만 가구에 월 5000원 씩 전기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비롯해 도로 개설 및 확포장 등에 우선 490억 원을 사용하기로 하고 이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경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6일 시 계획안을 부결했다. 시의회는 “지원금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 없이 일부만 푼돈처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청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모아 사용 계획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3000억 원의 이자 수입 181억 원을 경주에 설립 예정인 양성자가속기의 기반사업에 사용하려던 시의 계획도 의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원칙은 세웠지만 투자 분야를 구체적으로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방폐장이 들어서는 주변 지역과 시내 지역 주민들 사이의 의견 차가 커 자칫 심각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의 내년도 예산 규모는 방폐장 지원금 덕분으로 올해 57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늘어나 경북도 내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39%)을 보였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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