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책벌레들 12시간 밤샘 열독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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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서 열린 ‘무박이일 독서캠프’에서 참가자 최승기(왼쪽) 한승화 씨 부부가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이동영  기자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서 열린 ‘무박이일 독서캠프’에서 참가자 최승기(왼쪽) 한승화 씨 부부가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이동영 기자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의 가을밤이 깊어가면서 풀벌레 소리가 커졌다. 배를 깔고 엎드린 사람, 앉아서 벽에 기댄 사람 등 참가자 19명의 자세는 모두 달랐지만 사각사각 책장을 넘기며 책읽기에 몰두한 참가자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진지했다. 오전 3시를 넘기면서 서너 명은 잠시 눈을 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잠시 맑은 새벽공기를 마시고 기력을 회복해 밤샘 독서에 성공했다. 》

파주 책잔치 20~50대 19명 ‘무박이일’독서 도전

가을 풀벌레 소리들으며 한장… 한장… 추억 넘겨

3일 오후 7시부터 4일 오전 7시까지 12시간 동안 열린 ‘무박이일 독서캠프’는 파주출판단지가 2일부터 4일까지 개최한 ‘2007 파주북시티 책잔치’ 부대 행사 중 하나. 부산 강릉 대전 등 전국에서 온 20∼50대 책벌레 19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출판단지 내 출판사들이 제공한 책 300여 권 중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김영사 사옥 4층 교육장에서 밤새워 읽었다.

충남 홍성군에서 온 부부 교사 최승기(45) 한승화(38·여) 씨는 “두 아이를 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방해 없이 보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아이와 제자를 위한 책은 꽤 읽어 왔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책은 좀처럼 읽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상남(40·여·부산) 씨는 “언젠가 어린이 도서관을 세울 것”이라는 꿈을 털어놨다. 이열우(50·충북 충주시) 씨는 “젊은 책벌레들과 함께 읽는다는 게 좋아서 캠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생업에 몰두하느라 책과 멀어졌지만 어릴 적 밤새워 동화책 읽던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 “취업 준비에 매달려 반성 없이 살아 온 내 영혼을 일깨우고 싶다” 등 참가를 희망한 동기는 다양했다.

밤샘 책읽기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효형출판사 송영만, 돌베개 한철희, 동녘 이건복 대표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출판사 대표들에게서 인문학 서적 출간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들은 “독서의 폭을 넓혀 인문학 서적이 더 많이 읽히게 하자”고 뜻을 모았다.

:파주출판단지:

자유로변 27만여 평에 250여 개의 출판 관련 업체가 입주한 산업단지. 주요 출판사들이 책방,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시로 문화공연도 개최한다. 봄, 가을에 책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합정역, 대화역에서 200번 버스를 타면 된다.

파주출판단지 내 가볼 만한 곳
이름특징연락처(031)
행복한 마음김영사가 운영하는 책방955-3155
보물섬기증받은 헌책 파는 곳955-0077
꿈꾸는 교실어린이 도서관955-2626
탄탄스토리하우스어린이 책 전시 및 판매955-7660
향기있는 책방열화당이 운영하는 책방955-7000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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