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가족들 고 심성민 씨 가족 못 만나…"죄인된 심정"

  • 입력 2007년 8월 29일 22시 04분


29일 오후 고 심성민 씨의 고향집을 찾은 피랍 가족들이 아버지 심진표 씨 등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피랍가족 15명은 이날 오후 6시50분경 경남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평동마을 심 씨의 자택을 찾았으나 30여분쯤 머무르다 돌아갔다.

당시 심 씨 가족들은 이들이 내려온다는 연락에 집을 모두 비운 후였고 석방 가족들은 집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마당에서 30여분쯤 기다렸으나 끝내 심진표 씨와 간단한 전화통화만을 한 후 돌아가야 했다.

이들이 방문하기 전 몇 시간 전까지 자택에 머물렀던 심진표 씨는 "석방자 가족들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만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신 내가 며칠 뒤 배형규 목사 장례식 때 올라가 그들과 만나겠다"고 말한 후 집을 비웠다.

석방 가족들은 이날 고 심성민 씨의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고성 심진표 씨의 자택을 방문했다.

이날 가족들과 동행한 교회 관계자는 "가족들 모두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고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그래서 성민 씨의 부모가 한사코 만류했지만 꼭 찾아뵙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고성을 찾은 것"이라며 가족들의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족들이 '어제 전원 석방 소식을 듣고 기뻐했던 모습조차 죄스러울 따름'이라며 자식들이 돌아온다는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서고 있다"고전했다.

한편 가족모임 사무실에 남아 있던 류행식(36·김윤영 씨 남편) 씨는 "어제 전원석방 합의 보도가 나온 뒤 언제 나올까 했는데 단기간 내에 석방이 이뤄지는 것 같아 반갑고 기쁘다"면서도 "현지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19명의 이름이 다 확실하게 나올 때까지 간절히 기원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아내 이름이 하루라도 빨리 나오고 궁금하지만 그건 다른 가족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19명이 모두 돌아온다는 발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당 샘물교회도 "예상보다 빨리 석방소식이 전해졌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권혁수 장로는 "5일내에 석방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빨라도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첫 석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반갑고 감사하다"며"하루빨리 19명이 모두 석방돼 한국 땅을 다시 밟을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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