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금 수입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개인투자자들의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늘어나며 금융사의 금 매입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금값 ‘김치 프리미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금 수입액은 73억3000만 달러(약 10조7800억 원)로, 지난해 총 금 수입액(25억4000만 달러)의 약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가 불거졌던 1997년 수입액(65억1000만 달러)을 뛰어넘는 숫자다.
특히 최근 2개월간 금 수입은 올해 누적 수입액의 49%에 달할 정도로 집중돼 있다. 금 수입액은 올 10월(21억 달러)와 11월(14억6000만 달러) 각각 전년보다 803%, 468% 증가했다.
산업부는 금 ETF 투자 증가세가 금 수입액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금 ETF 가입 금액이 증가하면 ETF 운용사는 가입 금액의 99% 이상을 현물 금 구매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금 현물 가격 등락률과 ETF 자산 총액 등락률을 일정 수준에 맞게 맞추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대표적인 금 ETF 상품의 자산 총액은 올해 들어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 현물 ETF는 지난해 6200억 원이었지만 올 11월 3조 원을 넘어섰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 금현물 ETF도 올 6월 500억 원에서 5개월 만에 9000억 원으로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내 금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돼 차익 거래를 위한 수입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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