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꼬리에 꼬리를 무는 통합논술식 독서 찬스!

  • 입력 2007년 7월 1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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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가까워졌다. 방학계획표는 공부, 여행, 운동 등 숨 가쁜 일정으로 짜여지기 마련이다. 방학은 짧고 할 일은 많은 탓이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꼭 지키자. 바로 ‘책읽기’다. 초중고교생에게 여름방학은 책읽기에 가장 좋은 기간이다. 바쁜 고교 생활을 앞둔 중학 3학년생은 이번 여름방학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여름방학 ‘단계별 책읽기’ 재미도 만점,논술도 만점

책을 읽을 때는 ‘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꼼꼼히 정독하는 것’이 기본이다. 논술대회 입상자들의 한결같은 학습 비결도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몇 번이고 다시 읽으라’는 것. 너무 어려운 책을 읽기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책을 골라 확실히 ‘소화’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쉽고 재미있는 책, 내 수준에 맞는 책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우선 서점에 가서 대략의 내용을 훑어보며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해요. 내용의 80∼90%를 이해할 수 있고, 주제를 쉽게 끄집어낼 수 있는 책이 적당합니다.”

책읽기 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의 모임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하 책·따·세)’의 이수정 교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책읽기의 출발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 맞고 재미있는 책으로 해야 한다. 너무 쉬운 책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하고, 너무 어려운 책은 책장 넘기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한 권의 책을 다 읽었다면 본격적으로 여름방학 책읽기 계획을 짠다. 이때는 △처음 읽은 책에서 호기심이 생긴 다른 주제를 고르고(주제별) △읽을 책의 장르를 결정하고(분야별)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수준별) 3단계 책읽기 로드맵을 추천한다.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면서도 편식하지 않고 읽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중국 역사만화 ‘중국의 역사와 문화’(아이세움)를 읽고 나서 ‘현대의 중국’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하자. 읽을 책의 장르는 비문학보다 문학이, 문학의 갈래 중에서는 수필이 가장 쉬울 것 같다. 이어서 선택한 책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푸른숲). 쉬운 대화체와 현장감 있는 글이 재미있어 보인다. 이제 주제별-분야별-수준별 순서의 3단계 선택과정을 거친 셈이다. 이 책을 읽고 현대 중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면 다시 분야별 선택으로 돌아가서 중국 문학인 ‘아Q 정전’이나 비문학의 사회책, 철학책 등을 읽어볼 수도 있다. 아니면 다른 주제를 골라 다시 3단계를 반복해 보자. 이런 방법은 논제에 맞춰 여러 제시문을 서로 비교하며 읽는 통합논술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① 단계≫ 일단 관심있는 책 한 권 읽어요

② 단계≫ 처음 읽은 책 관련 새 주제 설정

③ 단계≫ 어떤 장르의 도서 읽을까 정해요

④ 단계≫ 수준 맞춰 읽고 ②~④단계 반복

주제별 책 선택을 할 때는 추천도서 목록을 갖고 있는 여러 단체의 홈페이지나 인터넷 서점 사이트를 방문한 다음 자신이 읽고 싶은 주제어를 검색해서 추천도서를 찾아본다. 아직도 뭘 읽어야 할지 전혀 감이 없다면 2학기 국어 사회 도덕 과학 과목의 교과서를 점검해 보자. 주제어가 보일 것이다.

분야별 책 선택을 하는 데는 여러 기준이 있다. 한우리 독서논술연구소의 오용순 선임연구원은 책의 분야를 나누는 기준을 △문학과 비문학 △인문·사회, 문학, 과학·예술 △역사, 철학, 문학, 예술, 사회, 과학, 정치, 경제, 종교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준을 참고해서 내가 원하는 주제에 맞는 다양한 책의 장르를 선택하자. 이때도 중요한 것은 내가 중심이 되어 읽고 싶은 장르의 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는 것은 논술 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논술에 문학적 감수성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 읽기는 논술에 도움이 안 되고 철학이나 역사학, 자연과학 읽기는 논술에 도움이 된다는 사고방식은 너무나 단순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인물의 역학 관계, 시대적 배경과 소설 줄거리의 상관관계를 분석적으로 읽는다면 소설도 충분히 논리적인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책·따·세의 이수정 교사는 “어떤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수준별로 책을 선택할 때 추천도서의 학년 구분은 단지 참고 사항일 뿐, 반드시 여기에 맞춰 읽을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수필류를 주로 읽어 온 고교생이라면 중학생 수준의 인문·사회 관련 책을 고르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반면 중학생이라도 나름대로 독서량이 풍부한 편이라면 고교생 수준의 역사책이나 철학책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주는 책만 겨우 읽어 온 학생이라면, 이번 방학에는 위의 방법을 따라 하며 스스로 책을 골라 읽는 재미를 붙여보자. 자신이 먼저 읽은 책 속에서 새로운 주제어를 생각해 내고, 장르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재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도 생기고, 다양한 관점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공부든 독서든 항상 ‘스스로 선택해서 한다’는 것이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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