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내년부터 수업 ‘성패제’ 도입 검토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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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내년부터 학점을 주는 대신 수업 통과 여부만 결정하는 제도를 부분적으로 도입해 교과 개편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다른 분야의 학문을 더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 1학기부터 희망 학생에 한해 학기마다 학생이 선택한 한 과목에 대해선 성적을 세분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이면 통과시키는 ‘S/U(성패)제’를 적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서울대는 이 제도의 시행을 위해 올해 2학기에 교과과정 개편 연구팀을 꾸려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한다.

‘S/U(성패)제’란 등급제(A, B, C 등의 학점)와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이면 ‘성공(Success)’으로, 그 이하면 ‘실패(Unsuccess)’로 처리하는 제도.

제도가 시행되면 학생들은 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문대생은 공대 과목을, 자연대생은 법대 과목을 큰 부담 없이 수강할 수 있는 것이 이 제도의 장점이다.

서울대는 전공 분야 학습에 중요한 전공 필수와 핵심 교양은 제외하고 전공 및 교양 선택과목에 한해 이 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김완진 서울대 교무처장은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줘 학생들이 전공과 다른 영역에 자유롭게 도전하고 창의적인 공부를 하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또 “요즘 학생들은 취업을 지나치게 의식해 학점을 잘 주는 과목, 쉬운 과목에만 몰리고 유익한 과목임에도 학점 관리가 어려우면 안 듣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운 과목도 학점에 대한 부담 없이 수강해 학문 탐구에 집중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서울대의 실험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점에 대한 부담을 줄여 주면 학생들이 오히려 중요한 과목 탐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

서울대의 한 교수는 “학문의 융합을 위해 전공 분야 외의 과목에 ‘S/U제’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전공 과목에도 적용을 허용하면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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