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살인마, “조용히 해 XXX야” 고개 세우고 욕설

  • 입력 2007년 6월 26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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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가족 살인사건 현장검증. 피의자 이모(32) 씨가 살인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제공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가족 살인사건 현장검증. 피의자 이모(32) 씨가 살인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제공
“가만히 두지 않겠다.” “조용히 해 XXX야, X같은 XX.”

피의자와 피해자를 구별하기 힘들었던 충남 보령시 일가족 살해 및 여중생 납치사건 현장검증. 이 자리에 참석한 경찰과 피해자 가족, 마을주민들은 너무도 태연하고 뻔뻔한 피의자의 모습에 치를 떨었다.

25일 오후 피해자 가족과 경찰, 주민,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령시 남포면 일대에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현장검증을 직접 취재한 한 지방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주황색 티셔츠, 청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피의자 이모(32) 씨는 시종일관 뻣뻣하게 고개를 처들고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현장검증 도중 ‘짝다리’를 짚고 다리를 떠는 여유(?)를 보였는가 하면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5~6차례 욕설을 퍼붓는 등 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먼저 남포면 읍내리에서 김모(15) 양 납치 및 감금 등의 현장검증을 마친 이 씨는 김모(53) 씨 일가족 살해사건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 씨가 현장에 도착하자 김 씨의 가족들은 붉게 충혈 된 눈에서 연신 굵은 눈물을 쏟아내며 울부짖었다.

현장검증을 보기 위해 몰려든 100여명의 주민들 사이에서도 탄식과 한숨이 이어졌고 일부는 현장검증 내내 눈물을 훔쳤다.

슬픔에 복받쳐 울부짖던 유족들은 “어른들이 다 돌아가셨는데 너는 어떻게 살아 있느냐. 얼굴 한번 보자”며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도 “마스크를 벗겨 얼굴을 보여라”고 소리쳤다.

화를 참지 못한 한 주민은 경찰이 쳐놓은 폴리스라인을 넘어 우산으로 이 씨를 때리려다 경찰에 제지당하는 등 검증 중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김 씨의 조카가 “할머니까지 죽인 네가 사람이냐.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달려들려고 하자, 이 씨는 현장검증용 마네킹을 발로 차며 “조용히 해 XXX야”, “X같은 XX”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현장검증을 마친 이 씨가 경찰 호송차량에 오르려는 순간, 유족들은 차량에 매달린 채 울부짖었고 주민들도 고함을 치며 차량을 막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이 씨와 길에서 한두 번 마주친 기억이 있다. 흉악한 살인범과 한동네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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