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가출 여중생, 6개월 감금 성매매, 사회지도층도 포함

  • 입력 2007년 6월 4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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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이 6개월간 감금당한 채 대학 교수와 의사 등 사회 지도층이 상당수 포함된 800여 명의 남성들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온몸에 피멍이 든 이 여중생을 구출하기는커녕 10번이나 찾아왔고 30대 의사는 9차례 동안 색깔별로 스타킹을 신기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5차례 찾았던 약사는 이 여중생을 만날 때마다 다친 부위에 약을 발라주면서 성매수를 하기도 했다.

▽'인면수심' 어른들=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미성년자 약취유인과 청소년 성매매 알선 혐의로 진모(20·여) 씨와 진씨의 남자친구 김모(20)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 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6개월 동안 간 전남 목포에서 학교에 다니던 A(14·여중3년) 양을 광주시내 호텔과 모텔에 감금하고 남성 800여 명을 상대로 1000여 차례의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계정으로 된 아이디를 이용, 인터넷 채팅 게시판에 성매매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차로 성매매 남성 4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대학교수와 의사가 각 2명, 약사와 제약회사 직원, 군 장교 등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A 양이 감금된 채 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 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 직원의 딸로 평소 안면이 있던 A 양이 작년 10월 어머니와의 불화로 가출한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남성들에게 매회 10만~20만 원의 화대를 받고 A 양에게 하루에 3~5차례 성매매를 강요했으며 화대 1억2000여만 원을 모두 가로챘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집에 보내 달라"는 A 양을 쇠파이프 등 둔기로 마구 폭행하고 담뱃불로 손등을 지지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A 양을 감시하기 위해 모텔 옆방에 장기 투숙하고 A 양의 도주를 막았다.

A 양은 이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지난달 22일 광주의 모텔에서 도망쳐 전주의 삼촌 집으로 찾아 왔으며, 진 씨 일당은 전주로 A 양을 잡으러 왔다가 신고를 받고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지역에 큰 파장일 듯=경찰은 A 양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채팅방에 전화번호나 아이디를 남긴 남성들을 모두 추적해 소환조사하고 혐의가 확인된 사람들을 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성매수)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어서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은 1차 조사에 이어 전화번호나 인터넷 아이디가 확인되고 사진 대조로 A 양이 성매수 사실을 인정한 100여 명을 2차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 가운데 군 장교 등 일부가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양은 현재 전주시내 모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이런 파렴치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조사 과정에서 웃는 등 전혀 뉘우침이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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