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 尹병장 가족 “한달뒤에 온다더니 이럴수가…”

  •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아들아…”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앞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에 희생된 한국군 윤장호 병장의 어머니(왼쪽)가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자택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친지와 함께 오열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아들아…”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앞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에 희생된 한국군 윤장호 병장의 어머니(왼쪽)가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자택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친지와 함께 오열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 병장의 아버지 윤희철(65) 씨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면서 “위험하다며 말리는 나를 설득하고 파병에 자원했던 아들인데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비통해했다. 윤 병장의 어머니는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윤 씨는 “설에 아들이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한 게 마지막 통화였다”며 “최근엔 부대에 일이 많아 통화도 매일 못하고 보름에 한 번쯤 목소리를 듣곤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 씨는 “곧 제대를 앞두고 있어 다시 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아들에겐 제대 후 로스쿨에 지원하겠다는 꿈도 있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2남 1녀 중 차남인 윤 병장은 초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중고교를 마치고 인디애나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유학을 떠난 지 11년 만인 2005년 군복무를 위해 귀국한 윤 병장은 2005년 6월 입대해 같은 해 9월부터 특전사 통역병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해 왔으며 4월 귀국해 6월에 제대할 예정이었다.

한편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윤 병장의 미니홈피를 찾아 수백 개의 추모 글과 국화사진을 남기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윤 씨 부부는 28일 호주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장남 장혁 씨가 도착하는 대로 함께 칸다하르 미군기지 내 병원에 안치돼 있는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윤 병장의 장례는 육군장으로 치러지며 시신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예전의 사진들을 펼쳐 보면 지금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과거의 행복이 미래로 옮겨 갈 수 있다고 믿게 될 거야.’

1년 전 아프가니스탄의 윤 병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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