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경대 ‘입학식 대신 현장실습’ 눈길

  • 입력 2007년 2월 27일 06시 44분


“벌써 취업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다음 달 2일 대경대(경북 경산시) 경찰행정학부에 입학하는 정종선(19) 씨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이 학부에 함께 입학하는 120명과 이날 오후 대구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윤시영 청장의 특강을 들은 뒤 교통통제센터와 과학수사대 등을 견학하기 때문이다. 이날 학생들은 사격장에서 실제 권총 사격도 경험해 볼 예정.

정 씨는 “강당에 모여 입학식을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공에 맞춘 현장수업을 입학 당일부터 하게 돼 무척 기대된다”며 “경찰관의 꿈이 입학과 함께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경대가 올해 입학식을 ‘산학(産學) 일체형’으로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학은 입학식 날 전체 입학생 2200명 가운데 733명이 전공별로 관련 기관을 찾아 체험수업을 하기로 했다.

간호학과 신입생 60명은 경산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의 강의를 들은 뒤 수술실을 견학하고 노인환자를 직접 돌본다.

호텔조리학부 입학생 300명은 대구의 인터불고호텔을 찾아 총지배인의 설명을 듣고 조리실과 객실에서 서비스 실습을 한다.

또 연극영화방송학부와 연예매니지먼트학과 250명은 한국방송(KBS) 대구총국과 대구방송(TBC)을 방문해 방송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을 체험한다.

간호과에 입학하는 이지수(19·여) 씨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여러 번 해 봤지만 이번 입학식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대학에 첫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전공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입학식 행사는 이날 오후 7시에 열린다. 신입생과 교직원, 학부모, 동문 등 4000여 명은 인터불고호텔에서 ‘명품교육’을 서로 다짐한다. 시작 시간이 퇴근 이후여서 학부모도 1000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세계 속의 인재로 키워 달라는 뜻에서 대형 세계지도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학교 측은 신입생 전원에게 ‘희망의 열쇠’ ‘취업의 열쇠’ ‘학문의 열쇠’ 등 3개의 열쇠를 선물할 예정이다.

대경대 유진선(50) 학장은 “학생과 교직원의 노력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 성과를 거둔 만큼 입학 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대학생활을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같은 입학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경대는 지난해 9월 교육인적자원부가 공개한 취업률 평가에서 총취업률 98%로 전국의 전문대 중에서 영진전문대, 구미1대학, 경남정보대, 거창전문대 등과 함께 1위권에 들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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