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인천 중앙초교 ‘남다른’ 방과후 학교

  • 입력 2007년 2월 22일 07시 05분


코멘트
2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중앙초등학교의 방과 후 학교인 ‘해맑음교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조롱박에 색칠을 한 뒤 자신들의 소망을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

수업에 참여한 안현모(9·2학년) 군은 “‘해맑음교실’에는 내가 좋아하는 만들기 수업이 자주 있어 좋다”며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간식도 맛이 있어 수업이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 군은 정규 수업을 마친 뒤 매일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는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한 ‘해맑음교실’과 부모의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2, 3학년이 참여할 수 있는 ‘해사랑교실’, 방과 후 수업 중간 중간 아이들이 숙제도 하고 놀이도 하는 쉼터 공간인 ‘해나라교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힙합댄스, 영어회화, 마술, 바둑, 피아노 등 18가지의 다양한 강좌를 학교에서 들을 수 있어 예전처럼 학교 수업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의 학원으로 옮겨 다니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중앙초교가 방과 후 학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타 학교와 다른 교육 환경 때문.

중앙초교 재학생들의 가정은 10가구 중 7가구 정도가 맞벌이 가정이다. 이 중 4가구 부모들이 수업 후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등 사교육비 부담을 안고 있었다.

이런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 학교는 2005년부터 수요자 중심의 방과 후 학교 운영에 힘쓰고 있다.

방과 후 학교 운영은 여느 학교와 다른 점이 많다. 인천문화재단, 구에서 운영하는 연수문화원, 인천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사회·문화단체와 협조를 통해 검증된 강사를 확보한 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만족도 조사를 벌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도 특징.

지난해 9월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방과 후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도 매우 만족(35.8%), 만족(43.8%)이라는 답이 나와 호응이 높았다.

중앙초교는 지난해 초 913명이 사교육을 받았으나 방과 후 학교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면서 같은 해 9월에는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788명으로 줄어 4억 원가량의 사교육비 절감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선경(57) 교장은 “강의를 듣는 학생과 강사에 대한 관리를 위해 책임교사를 두어 학생들의 출결관리와 강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