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임자’ 만난 기름 도둑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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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름 도둑이 경찰서 강력팀장의 승용차에서 기름을 훔치려다 덜미를 잡혔다.

카센터 정비기사로 일하는 홍모(38) 씨는 4일 오전 6시 20분경 광주 북구 각화동 농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길가에 세워진 세피아 승용차의 기름을 빼내려고 자신이 일하는 정비센터의 리프트를 이용해 차량 뒷면을 들어 올렸다.

차 안에는 광주북부경찰서 강력팀 차모(42) 경위가 잠을 자고 있었다.

차 경위는 도매시장 주변에 주차된 대형 차량에서 기름을 훔쳐 가는 사건이 잇따르자 이날 범인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홍 씨는 추운 날씨에 유리창에 낀 성에 때문에 차 경위를 보지 못했다.

차체가 들리는 것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차 경위는 주변에 있던 동료 경찰관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해 홍 씨를 검거했다.

차 경위는 “갑자기 승용차가 쑥쑥 올라가 지진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백미러로 보니 홍 씨가 동료 경관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홍 씨는 “처음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기름 빼는 솜씨가 능숙했던 것으로 보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 중이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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