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위장한 4인조강도 검거

  • 입력 2007년 2월 4일 18시 13분


코멘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4일 대리운전기사를 가장해 모 저축은행 지점장 등 승용차 운전자들을 납치해 억대의 금품을 빼앗아온 4인조 강도를 검거하고 신모(33) 씨 등 4명에 대해 강도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서울 강남에서 대리운전기사 장모(36) 씨를 납치해 업무용 PDA를 빼앗고, 9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대리운전을 신청한 모 저축은행 지점장 이모(48) 씨를 납치 감금해 예금통장에서 4600여만 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신 씨는 대리운전기사로 위장해 이 씨의 차를 몰았고 나머지 3명은 이스타나 승합차를 타고 뒤따라갔다. 승합차에 탄 3명은 신 씨가 차를 세운 틈을 타 이 씨를 결박한 뒤 승합차 뒷좌석 바닥에 옮겼다.

이들은 모두 서울 출신이지만 자신들의 신상을 속이기 위해 피해자 앞에서 사투리를 썼고 "선릉역이 어디냐"고 묻는 등 서울 지리에 어두운 것처럼 연기했다. 또 지문을 모두 지운 채 범행 차량을 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돈을 쉽게 버는 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카페에서 이 같은 범행 수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신 씨 등은 지난해 11월에도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가던 윤모(46) 씨를 쫓아가 납치한 뒤 5500만 원을 빼앗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1억1300여만 원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은 대리운전기사로부터 빼앗은 PDA를 이용해 15차례나 재범행을 시도했다"며 "그러나 범행 대상이 예상만큼 술에 취해있지 않거나 자기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고 말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