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공중화장실 위생상태 심각

  • 입력 2007년 2월 4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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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주요 시외버스 터미널과 지하철역 여자화장실의 위생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미생물학연구소 천종식 교수 연구진은 4일 '공중화장실 좌대에 상존하는 병원균에 대한 연구조사 보고서'에서 서울 강남고속터미널(경부선, 호남선), 동서울터미널, 서울역, 용산역 등 공중 여자화장실 5곳의 서양식 변기 좌대에서 31종의 세균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좌대 1개 당 세균은 평균 71만 마리가 검출됐다. 10㎠ 의 면적에서 발견된 세균 수는 3800마리. 이는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세균오염도 조사 내용 중 지하철 손잡이(10㎠당 86마리)의 44배, 화장실 손잡이(10㎠당 340마리)의 11배에 해당한다.

조사 대상 중 강남고속터미널 경부선 화장실은 좌대 당 평균 200만 마리가 검출돼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적게 발견된 같은 터미널 호남선 화장실에서도 좌대 당 평균 13만 마리가 발견됐다.

검출된 세균의 종류는 대장균 그룹 17종, 살모렐라 그룹 9종, 포도상구균 5종 등이었다.

천 교수는 "조사결과 살모렐라 유사 세균인 '살모렐라 그룹' 중 살모렐라는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으나 대장균 유사 세균인 '대장균 그룹'에서 대장균이 일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좌대에서 검출된 대장균과 포도상구균은 정상인에게 해롭지는 않으나 노인, 어린이 등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감염균으로 사람의 건강상태, 감염경로, 환경 등에 따라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이번 조사는 가을에 실시했으나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상태가 더 심각할 것"이라며 "살균제로 청소만 제때 해줘도 나아지니 살균의 개념을 철저히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화장실협회의 의뢰로 지난해 10월 이뤄졌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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