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주부 강도 "병원비 때문에"

  • 입력 2006년 10월 31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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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치료비와 생활비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새마을금고를 털려던 30대 주부가 붙잡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조모(30) 씨가 검정 복면과 흰 장갑을 낀 채 흉기를 들고 서울 구로구 고척동 새마을 금고 고척1분소에 들이닥쳤다.

조 씨는 손님 노모(60·여) 씨의 목에 칼을 겨누고 1분여 동안 직원들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당시 새마을금고 안에는 노 씨와 직원 4명만 있었다.

조 씨는 그러나 새마을금고 박모(38) 과장이 비상벨을 누른 뒤 가스총을 겨누면서 창구를 뛰어넘어 자신에게 다가오자 겁을 먹고 칼을 버린 채 현관문으로 달아났다. 그는 당황한 나머지 안에서 당겨야 열리는 현관문을 밀다가 박 과장에게 붙잡혔다.

조 씨는 경찰에서 "간경화를 앓다가 3년 전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2002년경부터 남편 몰래 2억여 원의 빚을 졌다"며 "1일까지 신용카드 빚 1500만 원 등 4000만 원을 갚아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 씨가 치료비로 쓴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사채와 은행 빚을 졌고 빌린 돈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줬다 받지 못하는 일 등이 반복되면서 빚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자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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