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문제 청와대 핵심실세에도 보고"

  • 입력 2006년 10월 26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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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이강원 전 행장 등이 당시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이었던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뿐 아니라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도 관련 보고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전 행장의 청와대 방문 보고 사실을 부인했던 권 부총리의 국회 위증 논란과 함께 청와대가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나경원(한나라당) 의원은 26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2003년 8월 19일 외환은행 비서실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권오규 당시 정책수석 외에 여권의 핵심 실세인 청와대 또 다른 고위 관계자에게도 관련 내용이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이 공개한 외환은행 내부보고서에는 "(매각) 일정에 대해 청와대 등 고위층에 모두 보고됐다. 일정을 잘 지켜달라"는 전화 통화 내용이 요약돼 있다.

앞서 나 의원은 12일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던 2003년 5월 이 행장이 청와대를 방문한 직후 스티븐 리 당시 론스타 코리아 대표를 면담한 내용이 적힌 외환은행 비서실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나 의원은 당시 "이 전 행장이 청와대에서 권 전 수석을 만나 외환은행 경영전략부가 만든 '경영 현안' 문건을 보고했다"며 "구속된 전용준 전 외환은행 상무도 '이 전 행장이 청와대에 갔다 와서 잘 끝났다고 하는 걸 들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한 내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증인 출석을 거부한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변양호(수감 중)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 등 외환은행 사건 관련 4명과 김성재,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관련 2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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