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소 화재로 방사능 누출

  • 입력 2006년 10월 26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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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소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의 부속시설에서 지난 23일 화재가 발생, 극미량의 방사능이 누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6일 원자력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5시 22분께 '하나로'의 부속시설인 조사재시험시설 지하 1층 배기설비에서 히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 근무자들이 긴급 진화작업에 투입돼 1시간 만인 오전 6시 30분께 완전 진화했다.

화재는 배기설비에서 시험을 위해 히터를 설치, 가열하던 중 자동온도장치가 고장나면서 히터과열로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배기설비의 여과필터가 불에 타는 바람에 시험시설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 일부가 외부로 유출,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누출량과 핵종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내부 공기를 걸러서 밖으로 보내는 여과필터가 불에 타 시험시설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크지만 양이 너무 적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정도 누출은 자연상태와 차이가 별로 없고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소 측은 이날 "하나로 원자로와는 별도로 관리하는 건물의 시험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방호벽 등으로 둘러싸여 확산 가능성이 없고 자체 진화도 가능했다"며 "현재까지 방사성 오염이나 물질확산 등이 없었고 화재 진압 참여 직원들에 대한 피폭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 기술로 만든 국내 유일한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는 1995년 2월 처음으로 핵 연료를 장전, 가동에 들어간 30㎿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다.

주요 활용 분야는 원자력 발전기술 지원, 방사성 동위원소와 규소 반도체 등 산업 및 의료제품 생산, 핵연료 조사 시험, 중성자 빔을 이용한 기초연구 및 첨단 소재개발, 중성자 분석 등이며 최근에는 환경, 의학, 농업, 생명공학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 시설이 들어선 원자력연구소에서는 2004년 삼중수소가 포함된 중수가 누출된 데 이어 작년에도 생산시설에서 여과기 필터 고장으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등 해마다 크고 작은 방사능 사고가 계속돼 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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