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경쟁 치열한데…

  • 입력 2006년 9월 1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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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지역에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유치할 수 있을까?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최근 지방 국립대 한 곳에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2008년 3월 설치하기로 발표하면서 유치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지역 내 유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와 경북에서 한의학 전문대학원 유치 신청 자격을 갖춘 곳은 경북대뿐이다.

의대가 있는 국립종합대가 기본 요건이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해 온 안동대는 신청 자체가 어렵게 됐다.

경북대는 규모와 의대 수준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다른 지역 국립대에 비해 확실한 장점은 없는 편이다.

한의학 전문대학원 설치는 국립대 개혁의 핵심인 대학 통합과 맞물려 있어 통합을 한 곳은 신청 때 가산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북대는 상주대와 통합을 추진하다 실패한 상태다.

또 의대 내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경북대 의대 교수들 사이에는 한의학 전문대학원에 반대하는 의견과 현실을 받아들여 대학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경북대 김병규 기획과장은 31일 “대학원 설치에 필요한 700억 원가량의 예산을 정부가 모두 지원할 수 없어 투자를 많이 하는 곳이 유리한데 우리는 여력이 없는 편”이라며 “공식적인 절차가 시작되면 유치전담팀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여 년 전부터 한의대 설치 노력을 해 왔던 안동대는 전문대학원 설치 방침이 알려진 이후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의대가 있는 지방 국립종합대로 지원 자격이 제한되자 실망하는 분위기다.

안동대 이종길 기획처장은 “동서의학 협진체제가 가능한 대학만 유치 신청을 할 수 있다면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경북 북부지역은 한약재 생산의 중심지인 데다 생명공학 기반도 좋은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의대 유무를 기본 자격으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의학 전문대학원은 대학 통합 실적이 있는 부산대, 전남대, 강원대나 현재 통합을 추진 중인 경상대 중 한 곳이 유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3월 통합에 성공한 전남대와 여수대는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와 공동으로 여수대 캠퍼스에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벌써부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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