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의혹]“노지원씨 우전시스텍주식 28만주취득”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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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도박 열풍을 불러온 성인용 오락게임 ‘바다이야기’의 인허가 과정과 사업 자금 출처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게임의 제작, 유통 업체가 현 정권의 실세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한 시민이 18일 서울시내 바다이야기 전용게임장 앞을 자전거를 탄 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도박 열풍을 불러온 성인용 오락게임 ‘바다이야기’의 인허가 과정과 사업 자금 출처에 대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게임의 제작, 유통 업체가 현 정권의 실세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한 시민이 18일 서울시내 바다이야기 전용게임장 앞을 자전거를 탄 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인 노지원(43) 씨가 ‘바다이야기’에 대한 검찰 수사 직후 관계회사의 이사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바다이야기 인허가 과정을 둘러싸고 정치권 실세 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난 사실이기 때문.

금오공대를 졸업한 노 씨가 KT에 15년간 근무하다 정보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우전시스텍 기술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은 2003년 12월. 노 씨는 노 대통령의 작고한 큰형 노영현 씨의 둘째아들.

당시에도 업계에선 노 씨가 이 회사로 옮긴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들이 제기됐다.

노 씨는 이 회사에서 통신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설립된 우전시스텍은 정보통신기기 및 장비 전문회사로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 등에 교환·전송·인터넷망 품질관리시스템 등을 공급해 왔다. 이 회사는 2002년 2월 코스닥에 등록했으나 최근 경영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씨는 2003년 9월 KT에서 명예퇴직 때 1억5000여만 원의 퇴직금을 받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9일 우전시스텍이 실시한 152만2000주(14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때는 증자에 참여한 11명 중 가장 많은 28만2600주(18.5%)를 취득한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신주는 액면가 500원에 예정발행가 920원으로 주식취득금액은 모두 2억5900만 원 정도였다는 것.

지코프라임은 우전시스텍 인수를 통해 코스닥 우회상장에 성공했고 회사 주가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8일 노 씨 사퇴가 바다이야기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노 씨는 퇴사 당시 회사에 “개인적 사유로 사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검찰 수사와 노 씨의 사퇴를 연결시키려는 시각도 있다.

노 씨가 퇴사 직전 거액의 스톡옵션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004년 3월 스톡옵션으로 주식 10만 주(당시 주당 820원)를 받았으며 노 씨뿐 아니라 회사 임원 등 12명이 회사 기여도 등에 따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 씨는 당시 받은 주식을 내년 3월 이후에 매각할 수 있어 아직까지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18일 “성인오락 게임기 제조와 판매 과정이 수사의 초점”이라며 “정치권에서 나도는 소문만으로 수사를 할 수 없고 지금까지 수사에서 정치권 인사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노 씨를 둘러싼 의혹은 정치권 공방 차원을 넘어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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